4일 중국 중앙방송총국(CMG)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윈난성 시솽반나(西雙版納) 자연보호구에서 이동을 시작한 코끼리 떼는 지난 2일 밤 윈난성 성도 쿤밍(昆明) 인근까지 도달했다. 코끼리는 현재 쿤밍시 중심부에서 50㎞ 이상 떨어진 교외의 진닝구에 머무는 중이다.
현지 당국은 코끼리 보호를 위해 경찰 등 인력 675명을 배치하고, 차량 62대와 드론 12대를 동원했다. 쿤밍시는 코끼리 먹이 10t을 준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야생 코끼리가 인간을 두려워해 인구 밀집지역은 피하기 때문에 코끼리 무리가 인구 846만명의 쿤밍 도심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모든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MG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아시아 코끼리에 대한 보호가 잘 이뤄지면서 아시아 코끼리 수는 해마다 3%에서 5%씩 늘어나 1980년까지만 해도 170마리였던 코끼리 수는 현재 300마리로 늘어났다.
코끼리가 많아지면서 더 많은 서식지가 필요해진 데다가 먹이가 부족해진 코끼리들이 장거리 이주를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말에도 윈난성 아시아 코끼리 10여마리는 시솽반나 멍양쯔(勐養子) 보호구를 떠나 푸얼(普洱)시 무장(墨江)현으로 북상한 적이 있다.
옌쉰(嚴詢) 중국 야생동물보협회 고급공정사는 CMG와의 인터뷰에서 "코끼리가 1년 중 대부분 시간을 원 서식지 부근에서 보내는 데, 갑자기 북쪽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지 않다"며 "코끼리 우두머리가 길을 잃고 무리를 데리고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매우 위험하고 힘든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끼리의 원래 서식지와 쿤밍 지역의 기후 및 해발 고도 차이를 언급하며 코끼리 무리가 결국 방향을 돌려 다시 남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래 서식지인 시솽반나와 푸얼 일대는 해발이 600m가량으로 남아열대와 열대 기후에 속하지만 쿤밍 중심부의 해발은 약 1800m로, 아열대와 중아열대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