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불리는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됐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져 취업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명문대 진학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청년 취업난 속 사활 건 입시 경쟁
6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7~9일 중국 전역에서는 가오카오를 실시한다.
올해 응시 인원은 지난해보다 7만명 증가한 1078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다.
가오카오 응시생은 지난 2008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한 뒤 소폭 감소했다가 2019년부터 다시 1000만명을 상회하는 중이다.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학 졸업 문턱을 넘는 게 어렵지 않아 매년 대학에 입학하는 인원이 수년 후 고스란히 대졸 구직자로 전환된다.
중국의 대학 졸업생 수는 2018년 80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874만명에 이어 올해는 909만명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플러스 성장을 달성한 중국 경제는 올해 1분기 18.3%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지만 청년층 취업난은 갈수록 가중되는 분위기다.
중국 국가통계국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16~24세 구간의 실업률은 13.1%로 전체 실업률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저성장 시대 진입과 고령화 진전, 미·중 갈등 격화 등의 영향으로 중국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 제공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비중이 30% 수준으로 떨어지고, 고용 창출 효과가 낮은 정보기술(IT) 분야가 산업구조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것도 취업률 제고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취업은 민생의 근본"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취업난 관리는 중국의 국가적 과업이다.
고학력 집단이 실업자가 되고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면 자칫 체제 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상대적으로 취업이 용이한 명문대 진학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베이징대 등 중국에서 명문대의 상징인 '985 공정'에 포함된 곳은 전체 대학 중 1.3%에 불과하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가오카오 응시생이 가장 많은 허난성(115만8000명)의 경우 30위 안에 들어야 베이징대나 칭화대 진학을 노릴 수 있다"며 "명문대 진학을 위한 경쟁이 살인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광저우 등 코로나 확산지역 '초비상'
지난해 가오카오가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연기된 7월에 실시된 것과 달리 올해는 정상적으로 치러진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광둥성 광저우 등 지역은 방역 수위를 대거 높였다.
지난 일주일 새 광저우에서 집계된 코로나19 확진자는 80명이다. 무증상 감염자를 포함하면 100명을 웃돈다.
광저우 방역 당국은 가오카오 응시생 5만4900명 전원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핵산 검사를 했다.
코로나19 격리 고사장은 고위험 지역과 봉쇄식 관리 중인 주거 단지 인근을 중심으로 11곳과, 9곳에 예비 격리 고사장을 설치했다.
가오카오 진행을 맡은 인력 전원에게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응시생들은 이미 고사장으로 활용될 학교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며 시험을 준비해 왔다.
지난 5일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된 한 응시생의 경우 병원 내 격리 병동에서 시험을 치른다.
병실에 CCTV를 설치해 시험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2명의 인력을 배치해 해당 학생을 지원토록 했다.
시험이 끝난 뒤 시험지와 답안지는 소독·밀봉해 감독관에게 전달된다.
구중펑(谷忠鵬) 광저우 교육국 부국장은 "학생들이 마음 편히 가오카오에 임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은 물론 시 정부 전체가 합심해 지원하겠다"며 "가오카오 기간 중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에도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