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에 이어 얀센과 모더나까지 백신 종류가 4가지로 늘면서 백신 접종률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올해 상반기 누적 1차 접종 목표 인원을 당초 1300만명에서 최대 1400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이처럼 백신 종류가 다양해지자 백신마다 지닌 특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먼저 사전 예약 90만명분이 하루 만에 동난 얀센 백신은 미국 존슨앤드존슨 제약 자회사 얀센이 만든 백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얀센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계열 제품으로 1회만 접종하면 된다.
먼저 사전 예약 90만명분이 하루 만에 동난 얀센 백신은 미국 존슨앤드존슨 제약 자회사 얀센이 만든 백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얀센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계열 제품으로 1회만 접종하면 된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방식으로, 해당 백신이 체내에 들어오면 인체 면역 시스템이 이를 불필요한 것으로 인식해 면역 세포를 활성화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얀센 백신의 예방효과는 66% 이상이며, 중증예방효과는 85% 이상 유지됐다. 또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나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다른 백신보다 더 나은 효능을 보인다고 추진단은 덧붙였다.
얀센 백신은 지난 4월 미국에서 한때 접종이 중단되기도 했다. 얀센 백신을 맞은 800만여명 가운데 15명의 여성에게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 하지만 얀센 백신 접종 이득이 위험을 능가한다는 판단에서 열흘 만에 접종이 재개됐다. 대신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백신 라벨에 '50세 미만 여성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AZ 백신은 영국계 제약사 AZ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개발한 백신으로,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계열 제품이다. AZ가 지난 3월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감염 예방 효과는 76%였으며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이보다 높은 85%의 효과가 나타났다. 또 접종자 중 입원이 필요한 중증이나 위중 상태에 빠진 경우가 없어 중증 예방률은 100%에 달한다고 AZ 측은 밝혔다.
AZ 백신의 예방 효과는 국내 조사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데,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AZ 백신 접종 2주 후 92.2%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1분기 접종 대상자 90만4627명을 접종군과 비접종군으로 나눠 확진자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다.
AZ 백신도 '희귀 혈전증' 논란이 일어 백신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나상훈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유럽에서 AZ 백신 접종 100만건당 희귀 혈전증 발생 보고 건수가 3.5~6.5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예로 들며 "희귀 혈전증으로 사망할 위험보다 백신을 맞지 않고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할 위험이 4~10배 더 높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백신은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백신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제품이다. 이 방식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식이다. 쉽게 말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면 이 항체들이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것이다.
CDC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만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감염 예방 효과가 95%에 달했으며 12~15세 아동·청소년에 대해서도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화이자가 발표한 3상 결과를 보면, 4만6307명을 상대로 진행한 시험에서 자사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3%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화이자 백신이 심장병과 연관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젊은이들에게 주로 관찰된 심근염이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CDC 자문그룹도 mRNA 계열 제품과 심근염의 연관 가능성을 추가 연구하도록 권장했다. 백신 접종 관련 심근염 발생 확률이 보통 일반 인구에서 심근염이 발생할 확률보다 더 낮지만, 백신 접종자들에게 잠재적인 이상 반응을 알려야 한다는 게 CDC 자문그룹 측의 입장이다.
이달 중순부터 접종에 쓰일 예정인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도 화이자 백신과 같은 mRNA 계열 제품이다. CDC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94.1%였으며 기저질환자가 참가한 임상시험에서도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모더나 백신에 '합격점'을 줬다. 식약처에 따르면 2차 투여 완료자 2만8207명(백신 1만4134명, 대조군 1만473명) 조사에서 접종 14일 후 94.1%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8~64세 95.6%, 65세 이상에선 86.4%로 나타났다. 기저질환자의 예방률은 90.9%,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은 95.1%였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도 심장 관련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한 화이자 백신과 같은 mRNA 계열 제품이기 때문. 하지만 뉴욕 시립 벨뷰병원의 감염병 전문의인 젤린 군더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백신 접종자 중 일부에 심근염이 나타난 건 우연일 수 있다. 특히 현재 많은 이가 접종하고 있기 때문이 이런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에 도입 예정인 미국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에게 기술이전을 받아 원액 생산 단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위탁생산하는 제품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합성 항원 계열로, 항원 단백질을 합성한 뒤 면역증강제와 섞어 인체에 투여해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이 방식은 개발 역사가 길어 안전성이 높고 이미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제조에도 사용돼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중 가장 좋은 백신이 따로 있을까.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mRNA, 바이러스벡터, 재조합 백신 등을 직접 비교한 연구 결과가 없다. 어떠한 백신이 더 효과가 좋은지 보려면 일대일 스터디를 해야 하는데 그런 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역시 "코로나 백신 헤드투헤드 스터디(백신 간 직접 비교 연구)가 없고 나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지금 당장 결과만 보고 어떤게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