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흥국화재 전 이사들이 시세보다 비싸게 산 골프장 회원권과 관련해 회사에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이 전 회장과 태광 계열사 흥국화재 전 이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흥국화재는 2010년 8월 이 전 회장과 친척들이 100% 소유한 동림관광개발의 골프장 회원권 24구좌를 시세보다 48억원 비싼 312억원에 구입했다. 당시 구좌당 시세는 11억원이었지만 흥국화재는 13억원에 사들였다.
1심 재판부는 당시 흥국화재 재무 상황이 안 좋았는데도 이 전 회장 지시로 비싸게 매수해 회사에 66억원상당 손해를 끼쳤다고 봤다. 다만 피고인들 책임을 40%로 제한해 배상액은 26억여원으로 결정했다.
2심도 골프장 회원권 매수 과정에 피고인들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회원권 환불 기간(10년)만 손해 기간으로 보고 11억여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고, 손해액 산정 등이 법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양측이 제기한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GCG가 선수급환급보증(RG)보험 사고 책임에 대한 배상을 요구한 것 역시 원심 판단이 바르다고 봤다.
흥국화재는 2006년 8월~2008년 5월엔 선박 84척에 대한 RG보험을 인수했지만 2010년 9월까지 선박 25척에서 보험사고가 나 2105억원가량을 회수하지 못했다. RG보험은 선주가 조선회사에 선박 제조를 주문하면서 계약대로 인도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CGCG는 RG보험 사고가 회사 측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발생했다면 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과 2심 모두 "회사가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