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 포기한 MS, 에지 브라우저로 크롬과 '총력전'

2021-05-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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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로우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 매니저. 빌드 2021 콘퍼런스를 통해 에지 브라우저 최신 버전의 개선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유튜브 영상]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장 점유율 1위인 구글 '크롬(Chrome)'을 상대로 한 브라우저 총력전을 편다. 이를 위해 차세대 데스크톱 브라우저 '에지(Edge)' 최신 버전의 성능 우위를 앞세웠다. MS가 구형 브라우저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점유율을 포기하고 에지를 띄우기 위해 나선 건 이 싸움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린 모습으로 비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MS 본사는 최신 브라우저 에지 91 버전을 배포했다. MS는 배포를 앞둔 지난 25일 공식 에지 블로그를 통해 에지의 신기능과 함께 크게 향상된 성능을 강조했다.
MS 에지 개발팀은 에지 최신 버전에 브라우저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신기능 '스타트업 부스트(Startup boost)'와 '슬리핑 탭(sleeping tabs)'을 추가함으로써 이 브라우저가 '윈도10'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부스트는 에지 브라우저 프로그램을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OS) 백그라운드 영역에서 코어 프로세스를 구동시키는 방법이다. 에지 브라우저 창이 열릴 때 추가 자원을 점유하지 않아 훨씬 더 빠르게 실행된다.

슬리핑 탭은 에지 브라우저 사용자가 동시에 여러 탭을 사용하고 있을 때 성능을 높여 주는 기술이다. 여러 브라우저 탭 가운데 사용되지 않는 것의 CPU와 메모리 자원 할당을 해제함으로써 시스템 전반적인 성능을 더 최적화해 준다.

슬리핑 탭 기술을 적용한 최신 에지 브라우저는 MS의 내부 데이터로 측정된 시험판 테스트 결과에서 최대 82%의 메모리 절감 효과를 보여 줬다. 또 윈도 환경에서 구동되는 에지 브라우저의 슬리핑 탭은 추가적인 성능 개선 효과를 나타낸다.

온라인 IT매체 더버지는 지난 26일 보도를 통해 "MS는 수년전부터 (프로그램의) 성능과 기동 시간을 개선하는 신기능을 점차 추가해 왔다"며 "이는 크롬 91 버전이 나온 당일인 오늘 MS가 성능의 승자를 자처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고 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MS는 지난 3월부터 에지 브라우저에 스타트업 부스트 기능을 탑재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MS 주장에 따르면 이로써 브라우저 실행 시간은 종전 대비 41% 더 빨라졌다. 슬리핑 탭 기능 역시 올초부터 등장했다. 이에 더해 MS는 스타트업 부스트와 슬리핑 탭 기능과 별개로 에지의 '성능 모드(performance mode)'를 별도 개발해 테스트 중이다.

크롬으로 시장을 장악한 구글도 자사 브라우저가 메모리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비판을 줄이고자 노력해 왔다. 최근 업데이트에서 크롬은 메모리 사용을 줄이고 성능을 높이도록 메모리 할당기(allocator)를 개선했고, 작년 마지막 크롬 브라우저 업데이트의 주요 내용 역시 효율성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세계 브라우저 시장에서 MS는 점유율 2위 업체로 구글을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넷마켓셰어의 지난달 통계 기준으로 구글 크롬의 점유율은 69.48%, MS 에지의 점유율은 11.37%다. 여기에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의 점유율 4.22%를 합하면 MS의 점유율은 15.59%가 되는데, 그래도 구글의 시장 비중이 4.5배 수준으로 더 크다.

MS는 지난 2015년 출시한 윈도10의 기본 브라우저로 에지를 선보였다. 이는 MS가 자체 개발한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지금의 에지와는 다른 프로그램이었다. 이 브라우저는 윈도7과 윈도8.1 등 다른 MS의 데스크톱 OS를 지원하지 않았고, 별 인기를 끌지 못했다. MS는 '에지 레거시(Edge Legacy)'라고 불리는 이 브라우저의 기술지원을 올해 3월 종료했다.

MS가 자체 엔진을 품은 에지 레거시 개발을 포기하고 크롬의 오픈소스 엔진인 '크로미엄'을 활용해 새로 등장한 게 지금의 에지 브라우저다. 크로미엄 기반 에지 브라우저는 작년 1월 15일 윈도 데스크톱용으로 처음 출시됐다. 다른 크로미엄 기반 브라우저와 마찬가지로 윈도10뿐아니라 윈도8.1 버전을 지원하고 맥OS와 리눅스 데스크톱용 버전도 개발되고 있다.

에지의 성능을 강조하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를 치른 MS는 이 행사 직전인 지난 21일, 윈도 데스크톱 OS에 기본 탑재돼 있던 IE 브라우저에 대한 기술지원 종료 일정을 확정해 공개했다. 내년 6월 15일부터 마지막 IE인 IE 11 데스크톱 버전 기술지원이 종료된다고 밝힌 것이다.

기술지원이 종료되더라도 IE 11 브라우저를 실행하고 사용하는 환경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해 발생되는 보안위협이나 기술오류에 의한 문제는 해당 사용자·기업이 감수해야 한다.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고 전담 유료 기술지원 서비스를 요구해야만 MS가 해당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경우 MS가 기술지원을 종료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권장되는 후속 제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IE 11 브라우저 기술지원을 종료하는 MS는 최신 에지 브라우저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IE 브라우저로만 쓸 수 있는 액티브X 기반의 여러 웹 플러그인 기술도 대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액티브X와 연계되는 전자결재·그룹웨어 등 낡은 업무시스템을 유지하는 기업들의 경우는 어떨까. IE 11 기술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호환성 모드'를 통해 일정 기간 변화를 늦출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최신 기술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액티브X와 IE 11에 의존적인 구형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사용자들은 사실 MS의 오랜 고객사로, OS와 브라우저 시장에서 MS의 점유율에 일조해 온 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MS가 IE 11 기술지원 종료를 공식화함으로써 크로미엄 에지로 전환을 선언한만큼, 장기적으로는 이 사용자들의 이탈을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기존 사용자와 기업들이 IE 11를 포기하면서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MS는 이들을 최대한 에지 사용자층으로 흡수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실패하면 경쟁자들의 입지를 더 키우는 결과가 되겠지만, 성공한다면 최신 에지 브라우저 자체의 점유율을 높이고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추격의 발판을 다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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