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둔 임상시험 수탁기관(CRO) 에이디엠코리아에 대해 지나치게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가치평가 과정에서 지나친 고평가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물량 배정을 위한 가격 제시에만 치중하며 수요 예측 과정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디엠코리아는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했다. 청약 규모는 공모 주식의 25%인 112만5000주다. 에이디엠코리아는 100% 신주 발행으로 총 450만주를 공모한다. 앞서 시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 따라 공모가는 3800원으로 확정됐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범위(2900~3300원) 상단을 초과한 가격이다. 이에 따른 총 공모 규모는 171억원, 시가총액은 830억원가량이다.
다만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 예측이 지나치게 물량 배정에만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상단 대비 20% 이상 높은 4000원을 가격으로 제시한 기관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사실상 수요 예측의 의미가 사라졌다"며 "공모 규모나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기 때문에 물량을 배정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가치나 공모가의 적정성에 대한 판단과 무관하게 수요 예측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도 의아한 측면이 있다.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는 에이디엠코리아의 공모가 산정을 위해 노터스, 드림씨아이에스, 바이오톡스텍 등 3개사를 유사기업으로 선정했다. 3개사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인 33.08배가 공모가 산출에 활용됐다. 유사기업 중 노터스와 드림씨아이에스의 PER 배수는 각각 24.16, 19.18배로 나타났다. 바이오톡스텍의 경우 PER 배수가 다른 기업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55.89배에 달했다.
지난해 초 바이오톡스텍은 신약개발 회사인 아리바이오와 함께 복합 치매 치료제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5000원 중반 수준이던 주가는 지난해 말 2만2350원까지 올랐다. 현재도 신약개발 착수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1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본업인 CRO 사업이 아니라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며 회사의 PER도 덩달아 오른 셈이다. 임상 CRO 이외 다른 사업은 영위하지 않는 에이디엠코리아와 비교하기에 적절한 사례로 보긴 어렵다. 다만 주관사 측은 유사 기업 선정 과정에서 일부 기업을 PER이 100배가 넘는다는 이유로 제외하기는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사 기업 선정과 할인율 등은 주관사의 재량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자의적인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며 "다만 다른 기업들보다 월등히 높은 PER이 나타나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그 이유를 따져보고 비교군에서 제외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