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메이저 우승컵 거머쥔 51세 필 미컬슨

2021-05-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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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파로 우승…최고령 메이저 우승자 '우뚝'

51세에 6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필 미컬슨[ EPA=연합뉴스]


50세가 넘으면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한다.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라는 뜻이다. 필 미컬슨(미국)이 51세의 나이에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대와 30대 선수들도 힘겨워하던 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약 124억원)에서다.

미컬슨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키아와에 위치한 키아와 아일랜드 오션(파72·7876야드)에서 끝난 2020~2021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결과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이날 미컬슨은 브룩스 켑카(미국)와 함께 마지막 조로 출발했다. 1번 홀(파4) 보기, 2번 홀(파5) 버디, 3번 홀(파4) 보기를 기록했다. 시작부터 정신이 없었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5번 홀(파3)에서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날린 공이 그린 좌측 긴 벙커에 빠졌다. 미컬슨은 깃대를 바로 봤다. 스윙과 함께 공이 날아갔고, 홀 속으로 사라졌다. 극적인 버디로 관중(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6번 홀(파4) 보기를 범했지만, 7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전반 9홀에서는 점수를 줄이거나 잃지 않았다.

당당하게 10번 홀(파4)로 걸어간 미컬슨은 버디를 추가했다. 13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해저드에 빠졌다. 결국 벌타를 받고 그린 위에서 플레이를 이어갔다. 보기를 범했다.

14번 홀(파3)에서도 보기를 더했다. 경험 많은 미컬슨이 긴장한 표정과 함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천만다행이었다. 보기 2개를 범한 순간, 추격자들도 무너졌기 때문이다.

16번 홀(파5) 3온 1퍼트로 버디를 기록했다. 17번 홀(파3) 그린을 넘어 깊은 러프로 공이 들어갔다. 그는 노련하게 공을 빼냈다. 보기를 범했지만, 완벽한 쇼트게임을 선사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 광적인 갤러리는 미컬슨을 따라 그린으로 이동했다. 갤러리가 미컬슨을 건드리기도 했다. 미컬슨은 갤러리 사이를 비집고 나오느라 한참이 걸렸다. 2온으로 버디 퍼트가 남았다. 부드럽게 굴린 퍼트가 아쉽게 홀에 닿지 않았다. 파 퍼트를 넣었다. 2타 차 우승이다. 그는 360도에 있는 갤러리에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엄지를 치켜세우는 필 미컬슨[AP=연합뉴스]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러 가는 길에 많은 이들이 축하해 줬다. 욘 람(스페인)이 그린에서 미컬슨을 맞았다. 선배에 대한 예우였다. 우승 경쟁을 펼쳤던 켑카와 루이 우스트이젠(남아공)이 그를 축하했다. 두 선수는 미컬슨과 2타 차 2위 그룹(4언더파 284타)을 형성했다. 미컬슨은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랑해, 저녁에 만나"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미컬슨은 환한 미소와 함께 두 번째 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5년 이 대회 우승 이후 16년 만이다. 메이저 우승은 생애 6번째다. 아직 우승이 없는 US 오픈 우승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그가 만약 US 오픈에서 우승한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연도와 상관없이 4대 메이저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최고령 메이저 우승자로도 남았다. PGA 투어의 기록으로는 50세 11개월이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가 가장 낮은 선수의 우승이기도 하다. 미컬슨의 현재 순위는 115위다.

이날 우승으로 미컬슨은 투어 통산 45승을 쌓았다. 월터 헤이건(미국)과 최다승 8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는 최근 차량 전복사고로 재활 중인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새로운 자극이 될 전망이다.

우즈는 PGA 투어 최다승(82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샘 스니드(미국)와 함께다. 1승을 더한다면 유일무이한 존재가 된다.

메이저 최다승(18승·잭 니클라우스) 동률까지는 아직 3승이 남았다. 미컬슨은 51세에 우승했다. 우즈는 아직 46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23)가 이븐파 288타 공동 1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함께 커트라인을 통과한 안병훈(30)은 이날 4타를 줄이며 5오버파 293타 공동 49위로 26계단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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