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검토" "기술 갖출 것"...세계가 돈의 혁명 긴급가세

2021-05-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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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TF 구성...러, 내년 1분기 사용실험

日, 디지털화폐 부정적 입장 바꿔 눈길

[그래픽=아주경제]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이 본격화한 가운데, 세계 주요국들도 CBDC 발행 논의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과 러시아가 최근 CBDC 시범 운영 계획을 밝히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주목을 끌었다. 일본과 스웨덴은 개념증명(PoC)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러시아, CBDC 발행 계획 검토 공식화
영국과 러시아의 CBDC 운영 계획은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CBDC 시범 업무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파운드화, 이른바 '브리트코인(Britcoin)' 발행 계획 검토를 공식화한 것이다.

개념상 브리트코인으로 결제하면 다른 금융기관의 중개 없이 돈을 보낼 수 있다. 다만 영란은행은 브리트코인이 지폐나 동전과 같은 현금이나 기존의 은행 계좌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암호화폐를 산다면 돈을 다 잃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비트코인에는 내재적 가치가 없다" 등 암호화폐에 대한 평가절하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영국의 CBDC 계획은 더 주목을 끌고 있다. 'CBDC 발행 전조'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이는 영국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나오는 현상이다.

러시아는 CBDC 도입 계획을 구체화했다. 러시아 연방 중앙은행의 올가 스코로보가토 부총재는 지난 4월 8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1분기 디지털 루블 사용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중앙은행은 '디지털 루블' 발행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러시아는 2023년 디지털 루블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전세계 65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6%가 CBDC 장단점을 분석 중이며, 일부 중앙은행은 발행 가능한 디지털 화폐를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향후 3년 안에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인구 기준으로 전 세계의 5분의 1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스웨덴, 기술 검증 실험 착수
일본도 CBDC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PoC(Proof of Concept) 실험에 착수했다. PoC란 일종의 기술 검증이다. CBDC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3월 말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계획을 밝혔는데 "소비자가 참여하는 실험까지 진행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은행이 밝힌 PoC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마지막 단계가 소비자 참여 실증 실험이다. 즉, 일본은행이 현재로선 PoC 마지막 단계를 진행할지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일본은행이 PoC에 착수한 것 자체가 주목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일본은 CBDC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대표적인 국가다. 하지만 구로다 총재가 "기술 진보와 디지털 통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한 변화에 대응할 준비는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CBDC 발행 계획이 유연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非)유로존 국가인 스웨덴은 최근 CBDC PoC 1단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지난해 2월 자국 CBDC인 'e-코로나'에 대한 PoC 실험을 시작한 바 있다. 당초 릭스방크는 올해 2월까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릭스방크는 1단계 실험을 마무리지었으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한된 실험 환경에서는 문제가 없었으나 대중도 사용할 수 있는지는 추가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2016년 말부터 CBDC 도입 필요성을 논의하는 등 CBDC 개발에 진취적인 국가로 꼽힌다. 2017년 3월부터 'e-코로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소매부문 현금 결제 비중이 2010년 약 40%에서 2016년 약 15%까지 하락하는 등 현금 사용 의존도가 낮아지며 CBDC 발행 논의를 일찍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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