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모두 존경하거나, 롤 모델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헌화한 뒤, 인근에 있는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았다. 이 일정은 당초 계획에 없었으나 뒤늦게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 대통령 손자도 동행해 문 대통령을 안내했다.
루스벨트 기념관은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루스벨트를 기념하기 위한 곳으로, 지난 1997년 5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건설됐다.
기념관은 4개의 야외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방의 개수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당선 횟수를 의미하며, 각 방들은 경제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등에 직면했던 그의 재임기간을 순서대로 보여준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기념관에는 애완견 팔라(Fala)와 함께 있는 루스벨트 조각상, 휠체어 앉아 있는 루스벨트 조각상뿐 아니라 영부인 엘리노어 로스벨트 동상, 대공황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동상들도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 기간 빡빡한 일정을 쪼개 루스벨트 기념관 방문 일정을 마련한 것은 평소 존경해 온 루스벨트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 전 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닮고 싶은 인물과 존경하는 인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꼽았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0년대 대공황으로 침체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정부 개입을 골자로 한 뉴딜 정책을 시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뉴딜·그린 뉴딜·지역균형 뉴딜을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을 국정 어젠다로 삼고 추진 중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회복·포용·도약이라는 3대 국정운영 비전을 밝힌 바 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추진하며 내세운 핵심 기조인 회복(recovery)·구호(relief)·개혁(reform)과도 맥이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인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 루스벨트 대통령 초상화를 걸고 있다.
경제대공황 시기에 경제 위기를 극복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 모델 삼아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양국 정상은 또 변호사 출신이자 가톨릭 신자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첫 정상회담에서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코로나 백신 문제, 반도체·배터리 등 경제 협력 등의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미 의회를 방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