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가 발견한 익숙한 도시 풍경의 새로움 ‘도시경관’

202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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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통된 전철·도시의 틈·화려한 야경에서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보다

이익재 작가의 ‘환상도시‘(왼쪽)와 이재훈 작가의 ‘Mid Land‘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일상은 언제나 비슷하지만 언제나 다르다. 순간의 반짝임을 포착해내는 사진가는 익숙한 도시에서 새로움을 전한다.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은 오는 6월 20일까지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상상톡톡미술관에서 ‘도시경관(都市景觀)’전(展)을 개최한다.
상상톡톡미술관의 2021년 첫 기획전시인 이번 전시에서는 도심의 풍경을 소재로 작업하는 사진가 고병선, 이재훈, 이익재 등 세 명의 작품 33점이 전시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사진가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 경관을 통해 현대 도시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작가들의 시대 의식을 공유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고병선 작가의 ‘수인선 보고’는 폐선된 수인선 철로 주변 풍경을 통해 도시의 역사와 현실을 조망하는 작업이다.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열차였던 수인선은 한때 경기만 인근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이었으나, 도로교통의 발달과 산업화 등 도시의 변모로 제 기능을 잃고 1995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가 2020년 전철로 재개통됐다.

작가에게 수인선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대상이자 도시 개발로 변해 가는 것들에 대한 상징물이다. 작가는 수인선을 매개로 도시 개발에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드러내고, 그 가운데 도시가 잃어 가는 것들을 상기 시킨다.

이재훈 작가는 ‘중간계’ 연재 작업을 통해 도시 속에서 발견한 일종의 ‘틈’, 경계의 순간에 착안, 익숙한 공간에 균열을 내고 일상의 이면을 포착한다.

작가는 이쪽과 저쪽, 안과 밖,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 짓는 경계를 ‘중간계’라 얘기한다. 작가는 끊임없이 이곳과 저곳 사이를 헤매는 중간자가 되기를 자처, 사물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일상에서 보이지 않던 ‘저 너머’의 세계를 들춘다.

이재훈 작가가 익숙한 도시가 문득 낯설어지는 순간을 포착한다면 이익재 작가의 ‘환상도시’는 낯섦을 극대화한다. 그에게 도시는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공간이다.

도시가 현실이면서도 환상적으로,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요인을 이익재는 대도시의 화려한 야경에서 발견한다. 거대한 상업적 상징물들이 저마다 몽환적인 빛을 내는 풍경을 생경하게 제시해 이 모습이 과연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맞는지 묻는다.

코로나는 미래 도시의 변화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처럼 익숙한 도시 풍경에 새로운 작가적 해석을 더한 작품들로 구성된 ‘도시경관(都市景觀)’전은 도시가 본래의 밀집과 집결 기능을 ‘잠시 멈춘’ 지금,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도시의 모습을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상상톡톡미술관은 북서울 꿈의 숲 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1, 2층에 걸친 3개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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