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효과로 국제유가 급등···정유업계 실적개선에 '기름'

2021-05-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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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작년말 51달러서 3월 63달러로···하반기 예전수요 회복할 듯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초부터 실적 개선에 성공해 나란히 웃었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수요가 회복돼 글로벌 유가가 급등한 덕이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보여 정유사의 실적도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02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1조8154억원 영업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당기순손실 3681억원을 피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할 배터리 소송 합의금 1억원이 영업외손실로 계상된 영향이다. 다만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1조5522억원에 비해서는 적자폭을 줄였다.

석유·화학·윤활유 등 기존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끈 가운데 주력 사업인 배터리 부문도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매출 526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보다 약 80% 성장했다. 다만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이 늘면서 영업손실 규모는 1767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석유사업 부문은 영업이익 4161억원을 기록해 회사 전체의 실적을 견인했다. 이 같은 석유사업 호조는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국내 정유4사 모두에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1조31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GS칼텍스는 올해 1분기 632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1조73억원 영업손실에서 629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현대오일뱅크도 5632억원 영업손을 극복하고 41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사진=각 사 제공]

올해 정유사의 실적 개선은 우선 국제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른 덕으로 분석된다. 국내 정유사가 주로 사들이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말 51.05달러에서 올해 3월 말 63.36달러로 12.31달러(24.11%) 올랐다. 덕분에 국내 정유사가 축적해놓은 석유 재고 가격이 상승해 평가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국제 원유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66.56달러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65달러 이상의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 예전 수준의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도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 국내 정유사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최근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600만 배럴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하지만 미국과 중국 등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 그동안 축적된 재고가 하반기 전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항공유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항공유 소비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각국의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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