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시간이 다가오자 정 교수의 지지자들은 선착순으로 본정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렸다. 제한된 10명에 들지 못한 인원은 2곳의 중계 법정에 나눠 들어가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재판을 기다렸다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다. 강북에 사는 고3 엄마다. 강남에 살지도 않는다. 조국 교수가 쓴 책을 읽어본 것 이외에는 개인적인 친분도 없다. 2차(공판) 때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왔다"고 참정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변호인은 공주대, 단국대, KIST 교수 확인서나 증명서 발급에 관해서도 "본인이 작성한 것이 아닌데 어떻게 피고인이 개입했겠으며, 허위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더라도 (피고인이)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20대 중반인 딸이 의전원을 지원하는 데 있어 관련 자기소개서와 서류에 기재된 부분에 대해 '부모가 어떤 책임을 지는가' 하는 것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허위성 인식 여부에 대해서도 공소사실의 요구를 정확히 모르겠다는 주장이다. 1심 판결문에서 재판부가 '허위성을 인식했다'고 인정한 부분에 대해 변호인은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으면, 단순 인식 만으로는 구성요건의 일부만 추정할 뿐 나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정 교수 측은 일명 대학 입시 '스펙 품앗이'와 관련해서는 "당시 현실 상황이 그랬다"라고 운을 띄웠다. 당시 대학 입시 시장 내 비교과영역이 증대되고, 스펙을 가지고 대학에 지원하는 방법이 생기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체적인 공급망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이나 인턴 활동 등이 잘 없다 보니 시작된 학부모들의 스펙 쌓기 노력의 일종이었다는 주장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변호인은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할 위험성이 있는지는 대학이 자료를 가지고 있고 대학만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형사법적 개입을 자제하는 것은 그 이유 때문이고 그게 맞는 스탠스(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형사법 처벌은 자제해야 한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변호인은 "1심 판결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잣대를 타인에게 동일하게 적용해보면 이 사건에 등장하는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도 예외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불법은 불법이 아니라는 건가?' 할 수도 있지만, 형사법의 구성요건을 기술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범죄로 포함할 수 있다(는 뜻)"라며 "(이런 것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사회가 고민해봐야 할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경력 확인서를 직접 수정한 점 등을 부각하며 "정 교수가 '위조의 시간'을 인정한 것"이라고 변호인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