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팟캐스트 '히말라야' 美 상장 초읽기
‘중국판 팟캐스트’로 불리는 중국 최대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히말라야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종목코드는 XIMA이며, 상장 주관사는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중진공사 등다.
히말라야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5억~10억 달러(약 5600억~1조126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며, 상장 이후 기업가치는 6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사실 히말라야는 중국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미 입지가 탄탄한 기업이다. 2013년 설립돼 9년간 중국 유명 성우, 뮤지션, MC 등 오디오 콘텐츠 제작자들이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용자들은 히말라야를 통해 유료나 무료로 뉴스, 라디오, 오디오북 등을 청취할 수 있고 라이브 방송 청취 및 시청도 가능하다.
히말라야의 중국 내 인기는 상당한 수준이다. 히말라야가 제출한 공모서에 따르면 중국 컨설팅 업체 CIC 통계기준 히말라야의 월 평균 활성화 이용자수(MAU), 총 모바일 청취시간, 총 매출 등이 모두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업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실적도 견고하다. 2018~2020년 연간 매출은 각각 14억8000만 위안(약 2570억원), 26억8000만 위안, 40억5000만 위안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1억600만 위안이다. 다만 아직 흑자 달성에는 성공하지 못해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 같은 기간 적자는 각각 7억7000만 위안, 7억7000만 위안, 6억1000만 위안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또 히말라야는 거대 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텐센트, 바이두, 샤오미, 소니뮤직 등 IT기업들이 히말라야에 전략적 투자를 한 기업으로 꼽혔다.
◆'히말라야, 리즈, 칭팅FM, 란런팅수'··· 4대 플랫폼 경쟁 치열
히말라야와 더불어 중국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업체는 칭팅(蜻蜓)FM과 리즈(荔枝), 란런팅수(懶人聽書)다. 특히 이 중 눈여겨볼 업체는 칭팅FM과 리즈인데, 히말라야보다 2년 먼저 설립된 칭팅FM은 중국에서 맨 처음 선보인 오디오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최근 시장 선두 자리를 히말라야에 뺏겨 고전 중이지만 최근 오디오북 콘텐츠에 주력하면서 히말라야를 위협하고 있다.
리즈는 중국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업체 중 가장 먼저 자본 시장 진출에 성공한 업체다. 지난해 1월 17일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 리즈는 중국 오디오 산업을 이끌 대표 업체로 꼽혀왔었다.
2013년 설립된 후 팬 엔터테인먼트 팟캐스트로 사랑을 받아 중국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서는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다만 최근 리즈는 히말라야와 매출이나 사용자 방면에서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즈의 2018~2020년 매출은 각각 8억 위안, 11억8000만 위안, 15억 위안을 기록했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만 2020년 히말라야의 매출이 40억 위안을 넘어섰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꽤 크게 벌어진 셈이다.
이 같은 격차에도 리즈의 추격이 무서운 이유는 최근 리즈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리즈는 중국 키덜트 성지로 불리는 아트토이 업체 팝마트와 브랜드 팟캐스트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오디오 플랫폼 시장 전망 밝아··· IT 공룡 시장 진출
주목되는 점은 이 같은 4개 업체의 경쟁 체제가 굳혀진 가운데 중국 다수 IT공룡들이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왕이뮤직(넷이즈뮤직)이 팟캐스트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텐센트 산하 QQ의 QQ뮤직도 앱 첫 화면에 팟캐스트 페이지를 추가했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업체인 콰이서우는 지난해 아예 독자적인 팟캐스트 앱인 ‘피팅(皮艇)’을 출시했으며, 텐센트뮤직은 지난달 란런팅수와 협업해 새로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인 란런창팅(懶人暢聽)을 출시했다.
중국 경제 매체 진룽제(金融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에서 팟캐스트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거나 신설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업체만 6539개에 이른다.
이처럼 중국 다수 기업들이 팟캐스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와 밝은 전망 때문이다. 앞서 중국 아이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오디오 콘텐츠 이용자 수는 2019년 4억9000만명에서 2020년 5억7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아이리서치는 “202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2021년부터는 성장률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오디오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473분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리서치는 미국 팟캐스트 시장을 예로 들기도 했다. 미국 팟캐스트 시장 규모가 2015년 1억600만 달러에서 2019년 7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은 61%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어 아이리서치는 “이 같은 성장 속도라면 미국 팟캐스트 시장의 광고 수익은 2022년 4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물며 미국보다 인구가 3배나 많은 중국의 팟캐스트 시장은 수백억 위안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IoT, 스마트카 기술 성장에 오디오 콘텐츠 시장 쑥쑥
오디오 콘텐츠, 팟캐스트 시장이 특히 더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하드웨어’의 발전과도 관련이 깊다. ICT 업체들이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비해 너도나도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잇따라 내놓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크게 육성하면서다.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한 측면도 있다.
향후 AI스피커 외에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시장이 확대될 때에 대비해 오디오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 칭팅FM의 장창(張強)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SMG방송국과의 협력 체결 소식을 알리면서 “앞으로 방송+인터넷 오디오 콘첸츠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발굴에 힘쓸 것”이라며 “IoT, 스마트카 시장을 겨냥한 미래 활용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