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세제 부동산엔 '양날의 검'…"공급부족 가속화 위험도"

2021-05-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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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증세 정책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부유층에 대한 증세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세제 개편의 핵심은 지나친 자산 이익에는 세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에게만 집중됐던 세제 부담을 자산가들에게도 돌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고소득자들이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을 사고 팔아 얻는 자본 이득이 타깃이다.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부동산 시장에서도 민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세제가 시장의 공급 부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 가족계획 플랜을 설명하는 '사실관계' 시트를 통해 “대통령이 주장하는 세금의제는 2017년 세제 개편을 뒤집을 뿐만 아니라 세금 코드를 변경해 부유한 이들도 다른 이들과 같은 세제를 적용받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제는 부유층에게만 영향을 미칠 뿐 일반 중산층 가정에는 영향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치솟는 주택 가격 덕분에 증세안의 대상이 되는 가구가 훨씬 더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정부 증세안이) 소위 말하는 부유한 가정보다 더 많은 가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부동산 브로커리지 업체인 레드핀의 테일러 마르(Taylor Marr)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일부 사람들은 중산층 주택 매매자들에게도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부동산 자산 가격이 많이 올라서 100만 달러 이상의 자산 획득을 한 이들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반박했다. 이어 “심지어 주택의 가격이 100만 달러가 넘더라도 대부분이 빚을 안고 구매한 것이고, 순자산인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세제 개편안이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반 리우앤 앤 컴퍼니(Van Leeuen & Company)의 설립자이자 전무이사인 켄 반 리우엔은 "이번 세제안은 몇 가지 다른 관점에서 볼 때 되레 수렁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택 매매자들에게 세금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주택 매매가격의 중간값이 34만7500달러인 반면 100만달러를 넘는 거래 건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전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2021년까지 100만 달러 이상 주택 매매가 81% 급증했다.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탓이다. 

이번 법안이 발표되면서, 미국 내에서는 절세를 위해 어떤 방안을 사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전략을 소개하는 기사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개조 등과 같은 비용 증가로 세금을 줄이는 방식들이 대표적이다. 

1031 익스체인지라고 불리는 부동산 투자자들에 대한 특별 세금 감면 혜택도 사라져야 한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요구다. 투자부동산 보유자가 180일 이내에 한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다른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및 감가상각회수세 납부를 연기할 수 있는 이 제도는 그동안 민주당의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본 이득이 50만 달러 이상일 때 1031 익스체인지 제도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리어터닷컴(Realtor.com)의 선임 경제학자인 조지 라티우는 "자본세율을 인상하자는 현재의 제안은 당초 예상보다 광범위한 미국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라티우는 "오늘날의 주택 시장은 주로 밀레니얼 세대와 저금리에 의해 주도되는 강력한 수요와 수십 년간의 공급 부족의 결과가 맞물려 집값이 기록적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결국 수년 전에 집을 샀던 집주인이 집을 팔면 상당한 시세차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세제 개편안에 영향을 받는 이들이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택을 파는 이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 금융회사 하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분석 담당 수석 부사장인 랠프 맥러플린은 "(세제 개편안은) 양날의 칼이다."라면서 "향후 몇 년 안에 매각할 생각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매각 시점을 훨씬 더 당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매자들이 살 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시점에서 주택 시장에 필요한 공급이 늘어난다. 반면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맥러플린은 지적했다. 즉 투자자들이 버티면서 오히려 매물이 잠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급이 오히려 줄어들면서 주택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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