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폰 없어도 가전·TV 덕에’ LG전자,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LG전자가 LG폰 철수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가전의 명가' 타이틀을 앞세워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8095억원, 영업이익 1조5166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39.1%, 매출은 27.7% 각각 증가했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로, 당초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꾸준히 이어진 휴대폰 부문 적자에도 불구,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려 있던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Pent up) 효과로 생활가전과 TV가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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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함께 코로나19 펜트업·집콕 수요 덕에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가 역대급 실적을 이끌었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특히 생활가전(H&A)은 분기 영업이익이 9199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9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도 직전 최대인 지난해 3분기를 넘어 6조708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다.

글로벌 부문 실적 호조가 눈에 띈다. 1분기 생활가전 실적이 매출·영업이익 모두 경쟁사인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까지 매출은 월풀이 앞섰는데 올해 1분기는 LG전자가 우위를 점했다. 매출은 7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가량 월풀과 격차를 벌렸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연간 실적도 LG가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와 신형 에어컨 출시,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오브제컬렉션'의 선전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케어솔루션 서비스도 렌털사업 성장과 함께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TV를 담당하는 HE부문은 올레드(OLED)·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매출이 4조82억원을 기록, 3년 만에 4조원대에 복귀했다. 영업이익도 4038억원으로 11분기 만에 4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차세대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전장(VS)사업의 매출은 완성차 업체의 수요 회복으로 1조89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LG 측은 기대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가 늘고 있어서다. 또한 마그나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이 7월 1일 출범, LG전자의 전장부문이 미래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는 1조8643억원의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확대로 PC·모니터 등 IT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오는 7월 휴대폰 사업 철수가 결정된 모바일(MC) 부문은 매출 9987억원, 영업손실 290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2015년 2분기 이후 24분기 연속 적자다.

휴대폰 사업은 2분기부터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돼 회계처리에서 빠진다. 이에 2분기부터 LG전자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는 2분기에는 생활가전과 프리미엄 TV 등 주력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자동차 부품과 인공지능, B2B 사업 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환율 변동, 원자재와 부품가격 인상,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매출 상승세와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LG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약 3조2000억원)를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3조원 후반대에서 4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