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휴가 복귀 후 격리생활 중인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 제공에 고개를 숙였다. 부실 급식 폭로가 나온 지 열흘 만이다.
서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격리 장병에 대한 급식 부실과 열악한 시설 제공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사과했다.
지난 18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 A 장병이 도시락 사진을 올렸다. 휴가 복귀 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격리생활 중인 A 장병은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일회용 도시락 용기에 제공된 본인 부대 급식을 찍어 게재했다.
밥과 김치, 얇게 썬 오이 한쪽과 양파 3~4개, 닭볶음탕으로 보이는 닭 조각 2개와 떡볶이 떡 1개가 전부였다. 찌개나 국물을 담는 공간은 비어있었다.
이어 공군 부대 격리자가 밥·나물·깍두기 2쪽이 담긴 배식 사진을 올렸고, 육군 12사단에선 햄버거 하나를 반으로 나눠 배식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장병 생일 케이크 예산으로 인당 1만5000원이 배정됐지만 1000원짜리 치즈케이크를 받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국방부 '2021년도 급식방침'에 따르면 올해 장병 한 명당 1일 기본 급식비는 지난해 8493원보다 3.5% 늘어난 8790원이다. 연간 1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마저 중·고등학교 급식 단가 절반가량에 그친다. 서울시 중학생의 급식 단가는 5688원 정도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장병 세 끼 급식비가 1만원도 안 되느냐"며 "군에서 양질의 식사를 받고 안전하게 근무하는 게 상식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서 장관은 "코로나19 초기 방역과 대민 지원에만 주력했지 정작 장병들을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을 하고 "앞으로 잘 챙기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인사말에서 "북한은 지난 1월 8차 당(조선노동당) 대회를 통해 국가방위력 강화를 천명하고 3월 25일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며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신형 전술유도탄'의 종류를 탄도미사일로 공식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