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음악가 정명훈과 조수미가 연이어 국내에서 연주회를 연다. 두 거장 모두 가족에 대한 사랑을 공연에 담아낸 만큼, 가정의 달 더 풍성한 문화 나들이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수미는 오는 5월 8일 오후 5시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어버이날 특별 연주회를 연다. 이에 앞서 대구오페라하우스(4일)와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아트홀(5일)에서도 공연한다.
‘마더(Mother)’는 조수미가 그의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선물 같은 앨범이다.
13곡을 직접 선곡한 조수미는 음반 발매 당시 “이 세상의 어머니들을 위한 음반을 만들고 싶은 꿈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용기를 냈다. 어머니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음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예술의전당 연주회에서는 조수미의 어머니가 좋아해던 드보르작의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를 비롯해 폴란드 민요 ‘친애하는 어머니’ 등을 노래한다. 몇 년 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신 어머니에게 바치는 특별한 무대다.
또한 이현승의 곡 ‘아버지’ 등을 통해 2006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 조언호 씨에 대한 그리움도 전한다.
가족은 그리움이자 나의 삶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던가. 정명훈이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7년 만에 피아노 음반을 발매하게 된 배경에는 둘째 아들 정선 씨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예정됐던 공연 중 90%가 취소된 상황에서 정명훈은 음악 공부와 피아노 연주에 몰입했다. 그는 피아노를 “첫사랑이자 지금까지 많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마음은 통한다. 그만큼 서로를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손주들을 위해 음반을 내시면 어떨까요?”라는 음반 제작자인 정선 씨의 권유가 2013년 12월 독일의 유명 음반 기회사 ECM을 통해 발매된 첫 피아노 앨범 ‘정명훈, 피아노’의 시작이었다. 두 번째 앨범도 아들의 권유로 만들게 됐다.
사랑하는 것 두 가지로 주저 없이 가족과 피아노를 꼽은 정명훈의 남은 목표는 어떤 것을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다. 정명훈은 지난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그가 좋아하는 ‘슈만 판타지’를 포함한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가족애가 담긴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정명훈의 무대는 오는 27일에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와 28일과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그는 ‘하이든·베토벤·브람스 후기 피아노 작품집’ 음반 수록곡인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 베토벤 소나타 30번 그리고 브람스 4개의 소품, 작품번호 119 등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