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59㎡는 지난달5일 7억7700만원에 마지막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2월31일 8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뒤,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그러나 네이버부동산 등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현재 해당 면적의 호가는 8억원에서 9억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 매물은 토지거래 허가 구역 지정 발표가 난 지난 21일 올라왔다. 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소 대표는 "발표한 당일부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계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단지는 며칠 전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기대감이 높다. 전용 58㎡, 59㎡ 면적은 8억원 대였는데 치솟는 분위기"라면서 "8억원대 매물은 집주인들이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재건축 단지인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는 지난1월5일 최고가인 9억9000만원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끊긴 상태다. 현재 해당 면적의 호가는 12억7000만원~1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으로 풍선효과가 몰리는 건 예견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재건축 사업 진행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시그널"이라며 "이번에 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노원구 등 비규제지역 재건축단지의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으로 정부 발표 이후 노원구 재건축 집값이 더 오르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인근의 새 아파트보다는 구축 단지의 아파트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수세력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노원구는 지난해부터 집값이 크게 오르며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년 말 대비 지난해 11월 서울 25개 구 가운데 노원구(30.6%)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수치에서도 노원구의 집값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치솟으면서 올해 노원구의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급등했다. 국토부가 공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노원구(34.66%)는 서울에서 가장 많이 뛴 지역으로 꼽혔다.
올해에도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19일 기준) 노원구의 주간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0.17% 올라 서울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상계동 구축과 월계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노원구의 집값 폭등은 지난해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곽에 있어 저평가돼 가격이 크게 낮았던 노원구가 서울 평균 집값 키 맞추기에 들어가면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창동차량기지 이전과 재건축 이슈 등 개발 호재가 쌓여 집값은 더욱 크게 오르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