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켐 매출 99.8%가 내부거래…사주일가 배불리기?

2021-04-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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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그룹 계열사인 나노켐(보일러부품 제조)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99.8%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노켐은 지난해 매출액 469억원 중 468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였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99.8%에 해당하는 수치다. 

내부거래 전액이 지난 2019년 귀뚜라미홀딩스(구 귀뚜라미)에서 분리된 귀뚜라미로부터 발생했다. 조사 범위를 최근 5년으로 확대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노켐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올린 매출액 2368억원 중 98.9%인 234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6년 95.9%를 기록 후 더욱 높아져 2017년 99.5%, 2018년 99.8%, 2019년 99.6%, 지난해 99.8%에 달한다. 회사가 사실상 내부거래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정체기인 보일러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기술 투자를 해줄 수 있는 파트너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협력사를 구하기가 어렵다”며 “나노켐은 보일러 부품의 국산화와 품질이 우수한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기 위해 설립한 회사”라고 해명했다.

다른 계열사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귀뚜라미범양냉방은 지난해 매출액 1641억원 중 797억원을 내부거래로 창출했다. 전체 매출 대비 48.6%에 달하는 규모다. 센추리 398억원, 귀뚜라미범양베트남 195억원, 신성엔지니어링 126억원 등에서 각각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9년에도 매출액 1616억원 중 62.6%인 1012억원을 계열사 거래를 통해 벌어 들였다.

신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399억원을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 1562억원 중 25.6%에 달하는 규모다. 신성 엔지니어링 폴스카 348억원, 센추리에서 41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 2019년에는 매출액 2006억원 중 내부거래가 614.5억원으로 전체의 30.6%에 달했다.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 280억원 중 20.4%에 달하는 57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였다. 귀뚜라미 17억원, 신성엔지니어링 13억원, 귀뚜라미범양냉방 11억원, 센추리 10억원, 나노켐 3억원 등이다. 계열사에게 거둬들인 기타수익도 37억원에 달했다. 2019년에는 매출액 511억원 중 88.8%에 해당하는 453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창출했다.

또 지난 2019년 귀뚜라미홀딩스에서 분리된 귀뚜라미도 428억원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지난해 매출액 2813억원의 15.2%에 해당한다.

귀뚜라미홈시스의 경우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특수관계자거래를 통한 기타수익이 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1.7억원의 약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귀뚜라미 계열사는 최진민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오너 회사로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더 큰 수익 창출과 지배력 확보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이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이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오른다.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나노켐 52.82%, 귀뚜라미 79.93%, 귀뚜라미홈시스 68.31%, 귀뚜라미범양냉방 99.61%, 신성엔지니어링 100%, 센추리 97.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귀뚜라미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마지막으로 공개한 지난 2010년 말 기준 최진민 회장은 5인이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분을 61.7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회장 등이 직접 지배하는 비중도 나노켐 45.27%, 귀뚜라미홈시스 61.96% 등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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