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나노켐은 지난해 매출액 469억원 중 468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였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99.8%에 해당하는 수치다.
내부거래 전액이 지난 2019년 귀뚜라미홀딩스(구 귀뚜라미)에서 분리된 귀뚜라미로부터 발생했다. 조사 범위를 최근 5년으로 확대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노켐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올린 매출액 2368억원 중 98.9%인 234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6년 95.9%를 기록 후 더욱 높아져 2017년 99.5%, 2018년 99.8%, 2019년 99.6%, 지난해 99.8%에 달한다. 회사가 사실상 내부거래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계열사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귀뚜라미범양냉방은 지난해 매출액 1641억원 중 797억원을 내부거래로 창출했다. 전체 매출 대비 48.6%에 달하는 규모다. 센추리 398억원, 귀뚜라미범양베트남 195억원, 신성엔지니어링 126억원 등에서 각각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9년에도 매출액 1616억원 중 62.6%인 1012억원을 계열사 거래를 통해 벌어 들였다.
신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399억원을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 1562억원 중 25.6%에 달하는 규모다. 신성 엔지니어링 폴스카 348억원, 센추리에서 41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 2019년에는 매출액 2006억원 중 내부거래가 614.5억원으로 전체의 30.6%에 달했다.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 280억원 중 20.4%에 달하는 57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였다. 귀뚜라미 17억원, 신성엔지니어링 13억원, 귀뚜라미범양냉방 11억원, 센추리 10억원, 나노켐 3억원 등이다. 계열사에게 거둬들인 기타수익도 37억원에 달했다. 2019년에는 매출액 511억원 중 88.8%에 해당하는 453억원을 계열사를 통해 창출했다.
또 지난 2019년 귀뚜라미홀딩스에서 분리된 귀뚜라미도 428억원의 매출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지난해 매출액 2813억원의 15.2%에 해당한다.
귀뚜라미홈시스의 경우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특수관계자거래를 통한 기타수익이 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1.7억원의 약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귀뚜라미 계열사는 최진민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오너 회사로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더 큰 수익 창출과 지배력 확보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이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이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오른다.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나노켐 52.82%, 귀뚜라미 79.93%, 귀뚜라미홈시스 68.31%, 귀뚜라미범양냉방 99.61%, 신성엔지니어링 100%, 센추리 97.1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귀뚜라미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마지막으로 공개한 지난 2010년 말 기준 최진민 회장은 5인이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분을 61.7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회장 등이 직접 지배하는 비중도 나노켐 45.27%, 귀뚜라미홈시스 61.96% 등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