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의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근 신축 아파트까지 요동치고 있다.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버티면서 매물은 씨가 마른 상황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가 38억5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신고가는 지난 3월 19일에 거래된 계약으로, 이전 신고가(지난해 10월) 36억6000만원 대비 2억원가량 올랐다. 아크로리버파크 해당 면적은 지난해 10월 신고가가 나온 뒤 거래가 주춤하며 30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5개월여 만에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면적 84㎡는 28억원에 팔리며(3월 18일 계약) 이전 신고가 25억1500만원 대비 2억8500만원이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급매물이 다 팔렸다”며 “재건축 단지에 대한 문의가 늘면서 래미안신반포팰리스 등 주변 단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를 둔 갭투자가 대부분으로, 몇 년 새 전세가가 많이 올라 새로 세입자를 둘 수 있는 물건이 인기가 많다”고 상황을 전했다.
오 시장 당선 후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변 잠실 리센츠 아파트도 매매가가 상승세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는 30억5000만원(4월 3일 계약)에 손바뀜하며 이전 신고가(28억7000만원) 대비 1억8000만원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잠실주공 5단지가 오 시장 당선 후 1억~2억원이 오르면서 리센츠, 파크리오 등 인근 신축에 대한 매수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리센츠는 실입주 등 여러 제약이 있는데도 매매가가 오름세”라고 말했다. 이어 “전용 84㎡가 23억원에 매물로 나왔다가 집주인이 보류했다”며 “잠실 일대 개발이 지지부진했는데 오 시장 당선 후 개발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59㎡는 21억4500만원(4월 1일 계약)에 팔리며 이전 신고가(21억원)를 넘어섰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강보합세이긴 하나 여전히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게 부른다”며 “이 일대는 양도소득세가 적게는 5억원, 많게는 10억원을 넘어 매물이 적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신축 아파트 등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며 “현재 집값 상승은 재건축 시장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대심리로 인해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모습으로,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하면 재건축 단지 집값도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