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적과의 동침] ‘패널 공급’ 아쉬운 삼성·LG, 계열사 아니어도 “환영”

2021-04-15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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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 등 이유로 ‘외부 거래’ 증가세

국내 전자업계의 양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룹 계열사가 아닌 외부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받거나 검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모니터, TV 등 디스플레이가 핵심 부품으로 작용하는 완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패널의 ‘외부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BOE사 OLED 탑재 등 '신선한 충격'
지난달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M 시리즈 일부 모델에 중국 BOE가 생산하는 플렉시블 OLED가 탑재될 전망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플렉시블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이 선도하는 제품군인 데다가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바일용 OLED 시장에서 약 80% 점유율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 역시 올해 1월 모습을 드러낸 세계 최초 롤러블폰을 비롯한 다수의 스마트폰 모델에 BOE 패널을 탑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BOE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데는 저렴한 가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A42 5G 모델 [사진=삼성전자 제공]

 
대기업 외 디스플레이 전담 조직 없어...외부 거래 증가
가격 경쟁력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적과의 동침’이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의 경우 디스플레이, 전자 등 업무를 분담한 기업이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외부로부터 패널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설계를 제외한 모든 공정을 외부에서 수행하는 애플의 아이폰은 삼성·LG 등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 받는다.

지난 1월 공개된 LG전자의 첫 OLED 모니터 ‘LG 울트라 파인 올레드 프로’의 경우 일본 JOLED의 패널이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스마트폰이나 IT 기기 등 소형 OLED를 삼성디스플레이가, TV에 탑재되는 대형 OLED를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한 가운데 일본 기업이 중형 OLED 시장을 전략적으로 파고든 결과로 분석했다.
 

LG 울트라파인 올레드 프로 [사진=LG전자 제공]

 
코로나19 이후 수요 폭증...'적과의 동침' 더 많아질 듯
앞으로 전자업계에서 적과의 동침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CD 패널 가격은 전 분기보다 12% 상승할 전망이다.

LCD 가격 상승에 따라 OLED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어 TV·모니터 업계를 중심으로 OLED 패널의 경쟁력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OLED 패널을 공급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양사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업계에서도 경쟁 관계에 있는 두 기업이 협업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삼성전자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일각에서는 LCD 가격 급등을 비롯한 다양한 변수가 있어 ‘빅딜’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서초동 삼성 딜라이트에서 네오(Neo)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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