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연구원의 ‘ESG 현황과 중소기업 적용방안’ 보고서에는 기업들이 ESG경영에 실패한 원인과 이에 따른 초라한 경영성과가 담겼다.
나이키는 하청공장에서 인권문제가 발생해 매출이 감소한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인 1996년 나이키의 제3세계 하청공장에서 노동착취와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실이 공개됐다. 작업 도중 화장실에 가지 못하도록 물을 마시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해외 일부 하청공장에서 신체적 학대행위가 발생한 것이다. 남아시아 공장의 절반 이상에서 주당 60시간 이상의 노동을 요구하고, 시간 외 노동을 거부할 경우 처벌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이키는 협력사의 노동문제가 자신의 책임 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경쟁사들의 노동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며 쟁점을 회피하거나, 나이키가 해당 국가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여론은 바로 등을 돌렸다. 이듬해 나이키에 대한 대대적 불매 운동이 전개되면서 1년 사이에 매출이 37% 감소했다.
영국의 2위 건설업체 카릴리언은 지배구조 리스크로 인해 2018년 파산했다. 영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파산이다. 세계적으로 4만3000여명을 고용하고, 2016년 7월까지 약 10억 파운드(약 1조5500억원)의 시가총액, 2016년 기준 52억 파운드(약 8조5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던 기업이었다. 2017년 카릴리언에 대한 수익성 저하 경고 이후 시가총액은 6100만 파운드(약 944억원)로 쪼그라들었다.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카릴리언의 파산 원인 중 하나로 지배구조에 대한 리스크를 지목했다. 파산 당시 카릴리언은 326개에 이르는 계열사의 이사회 명단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기업 수익이 악화했음에도 경영진에 과도한 보너스를 지급했다. 경영진은 개선 필요성을 외면했고, 이사회는 재무정보 감독과 사후조치에 미진했던 점 역시 파산을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