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이스라엘, 나탄즈 핵시설 사고 배후…복수할 것"

2021-04-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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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핵합의 복원 노력 방해 시도"

"나탄즈 핵시설 설비 이전보다 강력해 질 것"

모하마드 자바드 자피르 이란 외무장관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나탄즈 핵 시설 정전사고의 배후를 이스라엘로 지목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고 12일 이란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NA에 따르면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 안보위원회에 참석해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은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의 노력을 막기를 원한다”면서 “우리는 이런 행동에 대한 복수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핵 기술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란의 새로운 원자력 성과를 기념하며 새롭게 개발된 개량형 원심분리기 'IR-9'를 공개했다. [사진=AP통신]


이란 원자력당국은 전날 오전 나탄즈 핵 시설에서 전기사고가 발생했다고 처음 발표하고, 수 시간이 지난 뒤에 이번 정전 사태를 ‘핵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라프 외무장관은 “그들(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에서 이란을 약화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탄즈 핵 시설은 이전보다 발전한 설비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탄즈 핵 시설에 우라늄 농축 성능이 뛰어난 개량형 원심분리기로 가득 차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10일 ‘핵 기술의 날’을 맞이해 나탄즈 지하시설에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5·IR-6 가동 행사를 진행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탄즈 핵 시설 정전 사태를 “반(反)인도주의적 범죄”라고 지적하며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힘을 약화하려고 했다면 그것은 실패했으며 이스라엘은 그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신은 이번 정전사태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하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차관(가운데)이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 핵합의 복원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회담 장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란 외무부 제공]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지난 6일부터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참가국들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이란 측의 반대로 회담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회담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공식 출범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란과 경쟁 구도에 있는 이스라엘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외교적 행보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정보기관 당국자를 인용해 나탄즈 핵 시설의 정전 사태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당국자들은 이란 핵 시설의 정전사태를 ‘이스라엘의 비밀작전’이라고 표현하며 이스라엘의 이번 사이버 공격으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고 NYT에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 사고의 배후에 이스라엘 당국의 사이버 공격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나탄즈 핵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채널12 TV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나탄즈 핵시설 전체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CNBC는 “만약 이스라엘이 이번 정전사고를 일으킨 배후라면 이미 중동 전역에서 ‘그림자 분쟁(shadow conflict)’을 펼치고 있는 양국(이란-이스라엘)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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