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 태양절 맞춰 美청문회...北도발 자극·여론몰이 노렸나

2021-04-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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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랜토스 인권위, 태양절인 4월15일 청문회 개최

北도발·대북정책 앞둔 여론몰이 가능성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15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강행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한다. [사진=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15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강행한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하면서 남북·미 관계의 새로운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톰 랜토스 인권위는 초당적 기구로 의결 권한이 없지만,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청문회에서 채택된 증인들의 증언과 보고서를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발표될 새 대북정책에 청문회 보고서가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특히 청문회 개최 일이 북한이 매년 군사력을 과시해 온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과 겹치면서 북한을 자극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톰 랜토스 인권위가 청문회를 개최하는 데 대해 "위원회의 성격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통일부는 톰 랜토스 인권위에 대해 "정책연구모임 성격에 가깝다"고 일축했지만 미 하원 측의 "청문회를 깎아내리려는 정치적 묘사"라는 비난에 한 발 물러선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청문회에서는 지난달 말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톰 랜토스 인권위는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 내 인권 증진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권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서 이번 청문회가 개최되는 것에 의미가 있다. 미 의회가 이번 청문회를 활용해 한국과 북한에 인권에 관한 일종의 경고를 보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특히 청문회 시기가 공교롭게도 매년 북한이 군사력을 과시해 온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과 겹치면서 정치적 의혹도 쏟아진다. 만약 북한이 담화나 무력 시위를 통해 도발에 나설 경우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 북한의 도발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신포조선소 안 바지선 근처에서 기중기가 달린 트럭이 미사일 발사통(캐니스터)을 옮기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매체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기 위한 준비작업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보 당국 역시 북한이 잠수함 건조 작업을 이미 끝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잠수함은 전폭 7m, 전장 80m 안팎으로 SLBM 3발을 탑재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태양절(4월 15일)을 전후로 신형 SLBM 시험 발사 등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진 셈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절묘하게도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며 "일부러 그날 맞춰 북한을 자극하고, 정부에 영향을 주려는 불순한 의도가 반영된 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미나 수준이지만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며 "미국 의회에서 청문회를 연다는 건 일종의 내정간섭"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청문회에는 이인호 전 주러시아 대사,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국장, 북한, 중국 문제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 제시카 리 퀸시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평소 북한 문제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온 유명인사가 대거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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