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09988, 홍콩거래소/BABA, 뉴욕거래소) 주가가 12일(현지시각) 홍콩 증시에서 장중 9% 가까이 급등했다. 알리바바가 지난 10일 중국 반독점법 사상 역대 최대 벌금 폭탄을 맞으면서 규제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관측이다.
12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알리바바 주가는 오전장에서만 장중 9% 가까이 급등하며 주당 237.6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로이터는 지난해 7월 이후 주가가 최대폭 급등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오 12시(현지시각) 기준 주가는 여전히 7%대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알리바바가 중국 반독점법 사상 최대 벌금액은 부과받은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시장관리감독총국(SAMR)은 10일 알리바바에 182억2900만 위안(약 3조원) 규모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알리바바의 2019년 중국내 매출의 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역대 중국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으로는 최대액이다.
이에 대해 장융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12일 열린 미디어 대상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반독점법 과징금이 알리바바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 시장도 지난해 말부터 알리바바를 둘러싼 중국 정부 규제 불확실성이 잠정적으로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홍콩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그간 규제 불확실성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약 25% 하락했다.
중국 중신증권은 "이번 반독점법 과징금 부과로 알리바바로서는 업무 경영 불확실성이나 장기적 경영리스크를 일단 해소한 것"이라며 "앞으로 알리바바 사회적 가치와 과기혁신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알리바바를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 목표치를 325달러 그대로 유지했다.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9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223.31달러에 머물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AMR은 과징금 부과 외에도 알리바바에 내부 규정 준수를 강화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철저한 시정을 요구했다.
장융 회장도 "플랫폼 입주업체들의 진입 장벽과 경영비용을 낮추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또 "이미 성숙한 업무는 무료로 전환하고 수십억 위안 규모 자금지원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며, 입주업체 교육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리나 최 무디스 수석부사장은 로이터를 통해 "이로 인해 알리바바가 시장 점유율을 더 늘리는 게 제약을 받으면서 매출 성장세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입주업체 교육이나 제품·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가 수익성을 갉아먹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일각서는 알리바바에 이어 앤트그룹도 반독점법 벌금이 부과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차이충신 알리바바그룹 부회장은 "아직까지 다른 반독점 조사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