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우버' 그랩, 38조원 규모 '美스팩 상장'...금주 발표 예정

2021-04-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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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억불 규모 사상 최대 스팩 상장될 듯...160억불 기업가치 넘어서

향후 동남아 플랫폼 기업 경쟁에 투자 유치·스팩 상장 불 붙일 수도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종합 플랫폼 업체인 그랩의 뉴욕증시 상장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으로 38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그랩이 이번 주(12~18일) 중 구체적인 뉴욕증시 상장안을 공개할 예정이며 스팩 합병을 통합 우회 상장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소식통은 아직까진 관련 사안이 모두 확정되지 않아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블룸버그는 우회 상장 후 그랩의 합병회사 가치는 340억 달러(약 38조27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는 뉴욕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스팩 합병 상장이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랩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투자사인 '알티미터 캐피털'이 보유한 스팩 중 하나와 합병을 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랩의 뉴욕증시 상장설은 지난 1월부터 로이터 등 외신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으며, 당시 그랩의 상장 규모는 최소 20억 달러(약 2조2522억원) 이상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해당 관측은 앞선 그랩의 상장 규모 추정치를 아득히 상회한 수준이다.
 

그랩의 광고 장면.[사진=그랩 제공]


특히, 34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은 현재 그랩의 기업가치 평가액인 160억 달러도 두 배 이상 넘어선 금액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돼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한 그랩은 미국 우버와 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랩은 음식 배달과 구매 대행 서비스 진출에 성공한 이후, 싱가포르에서 디지털 은행 면허까지 취득하며 금융·결제·쇼핑·예약·보험 가입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까지 망라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랩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과 중국 디디추싱 등으로부터 10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5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블룸버그는 스팩 상장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일부 신규 스팩 상장 추진업체들은 목표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그랩의 뉴욕증시 상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동남아 플랫폼 기업들의 자금 유치 행렬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실제 인도네시아에서 설립된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인 트래블로카 역시 향후 수개월 안에 50억 달러 규모로 뉴욕증시 스팩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랩의 경쟁사인 말레이시아 고젝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 싱가포르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프로퍼티구루 등 대표적인 동남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기업들 모두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대규모 자금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자금 유치 경쟁은 동남아 지역의 모바일·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시에 여러 기업이 난입하면서 대규모 자금 출혈에도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자상거래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싱가포르 시그룹(Sea) 산하 쇼피는 중국 텐센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엎고 공격적으로 각국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봉쇄 조치를 내리자 그랩과 고젝 등 승차 공유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블룸버그는 이들 기업이 더욱 빠르게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결국 스팩 상장을 고려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라지브 캐슈프 캐세이 캐피탈 이사는 블룸버그에서 "플랫폼 기업들의 자금 유치 경쟁은 앞서 다른 지역 시장에서도 유사한 추세를 보였으며, 이제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황금기"라면서 "그랩의 상장 발표를 통해 향후 더 많은 자본이 동남아 지역으로 유입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밍 마 그랩 사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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