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량 제공은 2차 피해 막기 위한 '관행'…공수처, 이성윤 동시에 흔드는 '검찰'

2021-04-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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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과도한 비판 두고 우려 목소리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사진=연합뉴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인 검찰을 비롯해 판사·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 권력형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설치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대한 흔들기가 잇따르고 있다. 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관련 사건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의 공수처 면담 당시 차량을 제공한 것에 대한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것.

법조계에서는 아직 진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공수처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도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같은 방식으로 수십년간 활용해온 방법이다"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도 수십년간 활용한 방법"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달 7일 이 지검장과 면담을 하면서 관용차량을 제공한 것에 대해 문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언론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영상에는 이 지검장이 김 처장 관용차량에 탑승해 옮겨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이 지검장에게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공수처는 "공수처 소유 관용차에는 처장 전용차와 피의자 호송차량이 있는데, 호송차량은 피의자 도주 방지를 위해 뒷좌석 문이 안 열려 이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5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애초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수사 특성상 수사 상황 노출을 막기 위한 방편을 마련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검장에게 관용차량을 제공한 것도 이같은 방편 중 일부였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비공개 면담이나 비공개 조사를 할 경우 별도의 본인 차량 또는 제공된 차량을 이용해서 피조사인을 지하주차장으로 이동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있는 법무부 종합청사에는 (검찰청 지하주차장 같은) 시설이나 절차가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그에 준해 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에 대한 관용차 제공 여부는 특혜에 대한 문제가 아닌, 피의사실 공표를 통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해석된다. 그간 검찰에서도 해왔던 관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공수처에서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사건 이첩을 두고 검찰과 마찰이 있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이 지검장 출석 사실이 언론에 노출될 경우 공수처가 혐의를 인정해 직접수사를 한다는 식의 단정적인 보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이 실시간 중계식 보도가 되는 상황도 감안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앞으로 얼굴이 공개된 모든 피의자를 공개소환해야 하는 것이냐"며 "조사를 받는 사람의 기본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문제는 공정한 비공개 소환을 위한 지침 마련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일방적으로 황제조사로 매도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조직이 갖춰지지도 않은 공수처를 지나치게 흔든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진욱호 공수처 흔들기' 지적도
일부에선 이 지검장 면담을 사유로 김 처장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면담 내용을 기록한 조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피의자 조사 후 조서를 미작성하면 남겨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지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초동의 또다른 변호사는 "중앙지검장이 피의자로 간 것이 아니라 '면담'을 이유로 간 것이라면 꼭 남겨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꼬리곰탕 특검' 당시 특별검사가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에게 제공했던 특혜를 거론하며 공수처가 진행한 이 지검장 조사는 황제면담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꼬리곰탕 특검은 지난 2008년 당시 특검팀 관계자들이 이씨를 만나 3시간 남짓 꼬리곰탕으로 저녁 식사를 하며 조사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생긴 말이다.

그를 수사했던 BBK 특검팀은 40일간 수사한 결과 이씨가 다스 실소유주라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특검팀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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