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연매출 180조 규모의 세계 최대 '화학공룡'이 탄생할 예정이다. 중국 양대 국유 화학 업체인 시노켐(중국중화집단공사)과 켐차이나(중국화공그룹)간 합병이 전격 이뤄지면서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시노켐과 켐차이나의 합병(중국어:联合重组 연합재편)안을 승인했다"고 중국 베이징일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019년말 기준 시노켐과 켐차이나 총자산은 각각 5643억, 8439억 위안으로, 합치면 1조4000억 위안(약 240조원) 규모다. 연 매출액은 시노켐이 약 5911억 위안(2018년 기준), 켐차이나가 4543억 위안(2019년 기준)으로, 합치면 1조500억 위안이 넘는다.
이는 세계 1,2위 화학기업으로 꼽히는 독일 바스프(695억 달러, 78조원)나 미국 다우(429억 달러)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화학 뿐만 아니라 에너지, 농업, 부동산, 금융 등 광범위하게 사업을 벌이는 시노켐과 달리 켐차이나는 화학공업품, 화공신소재, 특수화학품, 기초화학품 등 화학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켐차이나는 2017년 스위스 농약종자기업 신젠타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두 회사간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사실 두 회사의 합병설은 2016년부터 흘러나왔다. 특히 2018년 'M&A 달인'으로 불리는 닝가오닝 시노켐 회장이 켐차이나 회장까지 겸임하면서 양사의 합병은 기정 사실화했다.
두 회사 간 합병은 중국 국유기업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중국 정부는 과잉생산과 과잉경쟁을 줄이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철도·선박·건설·자재·철강 분야에서 국유기업 합병을 적극 추진해왔다.
다만 양사 최종 합병까지의 최대 걸림돌은 주요 시장인 미국의 반대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8월 시노켐과 켐차이나를 중국군 연관 기업이라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렸기 때문이다.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국유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