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이 자사가 보유한 3곳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중 2곳을 매각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이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는 기존 IDC 사업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며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텔레콤은 디지털엣지코리아유한회사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했다. 디지털엣지는 싱가폴에 본사를 둔 데이터센터·디지털인프라 플랫폼 기업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선두 기업인 에퀴닉스(Equinix)의 임원진 등이 지난해 8월 창업했다. 출범 당시 인프라 전문 글로벌 사모펀드(PEF) 스톤피크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가 투자했으며, 현재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 설계를 주도했던 박승훈 전 부사장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세종텔레콤과 디지털엣지의 이번 계약은 세종텔레콤이 보유한 역삼 및 부산 IDC 사업 관련 설비와 인력, 가입자 및 관련 내용 일체를 양도하는 것이 골자다. 해저케이블과 육지 통신망을 연결하는 부산의 육양국 설비도 양도 대상에 포함됐다. 매각 대금은 총 467억9681만원으로, 향후 6개월 이내에 잔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총 매각 대금은 지난해 세종텔레콤 연간 매출액(약 2800억원)의 17% 가량에 해당한다.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만 기존 사업의 낮은 수익성, 신규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업의 낮은 채산성과 정기공사부문의 원가율 등락이 이어지며 당분간 유의미한 수준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신규사업 확대 과정의 비용투자 및 실적 가변성 등을 감안하면 가시적인 성장성 확보 및 수익구조 안정화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구조의 효율적 개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세종텔레콤은 전기공사와 통신을 주요 사업부문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사업별 비중은 전기공사(28%), 시내부가통신(19%), 상품매출(17%), 회선임대(13%), IDC 등 인터넷(10%) 순이다. IDC 사업의 경우 매출 비중 면에서 핵심 사업은 아닌 만큼 일부 자산의 매각을 통해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세종텔레콤은 역삼과 부산 IDC 이외에도 분당 ID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곳은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향후 글로벌 사업자인 디지털엣지와 함께 신규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과 전략적 협력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역삼과 부산 IDC에 입주한 글로벌 사업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또 다른 투자"라며 "해외 사업자들은 국내 IDC 임대 시 상면 정책과 회선 통신사를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는 중립적 사업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험치가 높은 디지털엣지와 제휴를 통해 앞으로도 공격적 영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향후 당사 영업이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협업을 바탕으로 데이터통신 부문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