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에 이어 마포구 아파트 전셋값도 90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서울 전세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계절적 비수기와 매물 증가 영향, 급등한 전셋값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요 관망세가 깊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14%로 지난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 서울은 지난주 0.04%에서 0.01% 포인트 줄어든 0.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44주 연속 상승을 멈추고 하락으로 전환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0.02%)는 대부분 단지에서 매물 누적되며 하락했다.
또 강동구(-0.02%)는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2월 둘째 주 이후 5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초구(0.02%)는 방배·반포동 일대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으로 상승했으나, 송파구(0.00%)는 혼조세 보이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전세가격이 하락한 단지들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른바 '마래푸'로 불리는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전셋값은 1월 10억3000만원에서 지난달 8억4000만원으로 1억9000만원 하락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4단지' 전용 108㎡는 지난달 15일 8억원에서 같은달 26일 6억900만원으로 전셋값이 떨어졌다. 불과 11일 사이에 전셋값이 2억원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격이 높아 전세가 잘 안 나간다"며 "전반적으로 전세 시장은 보합 상태"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9510가구 대단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100㎡ 전셋값은 지난 2월 9일 11억4000만원에서 지난달 30일 8억3000만원으로 3억원이 넘게 뚝 떨어졌다.
대표적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4㎡ 전세시세도 2월 7억원대에서 현재 5억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 2월 이사 성수기가 끝나고 전세매물이 늘면서 값도 조금 떨어졌다. 현재는 비수기"라면서 "집값 안정기보다는 조정기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역시 전셋값이 하락했다. 전용 84㎡는 지난해 12월19일 11억원으로 최고가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현재 호가는 8억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전용 76㎡는 지난 1월 10억원에서 7억원까지 호가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