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이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7차 회의를 통해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찬성 167표, 반대 0표의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전인대 전체 회의에서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의결한지 약 20일 만이다.
선거제 개편안 주요 내용도 관영 신화통신 등을 통해 공개됐다. 초점은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愛國者治港·애국자치항)'에 맞춰졌다.
홍콩 의회 격인 입법회 의석은 현재 70석에서 90석으로 늘어난다. 기존의 선출직(35석)과 직능대표석(35석)이 각각 20석과 30석으로 줄어드는 대신,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이 40석을 차지하게 된다.
공직선거 후보자 출마 자격을 심사하는 자격심사위원회도 신설된다. 위원회는 '애국자치항' 원칙에 따라 선거인단,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하게 된다.
홍콩인 중 유일한 전인대 상무위원인 탄야오쭝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크게 두 가지가 바뀌었다"며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웠고, 홍콩 입법회에 간접 선출되는 직능대표 범위를 확대해 홍콩 기본법의 균형적 참여 원칙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특히 구의원을 아예 선거인단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과 관련, 탄 위원은 "이는 홍콩 기본법 97조항에 따른 것으로, 구의회를 '탈정치화'시켜 구의회가 반중 분자들이 정부를 마비시키고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를 파괴하는 '플랫폼'이 아닌,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원래 기능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래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 중 구의원 몫은 117명이었다. 구의원은 홍콩에서 유일하게 100% 직선제로 선출된다. 그런데, 지난 2019년 치러진 구의회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범민주파가 압승을 거두자, 민주파 세력이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게 선거인단 참여를 막은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개편안이 전인대 상무위를 통과하면서 이제 홍콩 정부가 홍콩 기본법과 선거 관련 법을 개정하는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이 절차도 오는 5월이면 모든 작업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입법회의원 선거, 내년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홍콩 선거제 개편안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이 같은 홍콩 선거제 개정 강행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즉각적으로 반발하면서 중국과 갈등이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