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편의점과 커피숍에서 시작된 무인점포 흐름이 최근 가구업계와, 치킨, 백화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가도 무인점포 무한 경쟁이 전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무인 점포는 최근 1년 사이에 122%가량 늘었다.
상주 직원이 없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는 무인 시스템의 특장점을 체험과 연결시킨 점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오프라인 경험이 중요한 제품들에 고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침구업체인 이브자리 슬립앤슬립 슬립라운지는 ‘무인 베개 체험 공간’이다. 매장 내에는 약 30종의 베개가 비치돼 있으며, 셀프 컨설팅도 받아 볼 수 있다.
슬립라운지에서는 경추 높이, 수면자세, 선호 경도에 따라 베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자가 진단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키오스크에서 설문을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셀프 경추 측정기를 이용해 자신의 경추 길이를 확인해 ‘나만의 베개’를 찾는다.
이후 토퍼와 모션베드 중 실제 수면을 취하는 환경과 가장 유사한 곳을 골라 사용해보고, 베개를 최종 선택하면 된다. 슬립라운지 스마트 키오스크에서는 제품 주문도 가능해 집에서 편하게 배송 받을 수 있다.
고현주 이브자리 홍보팀장은 “보다 자유로운 체험 공간에서 누구나 자신에게 알맞은 수면 환경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은 미래형 편의점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인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점포에서는 입장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이 논스톱으로 이뤄진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안면 정보와 CU의 셀프 결제 앱 ‘CU 바이셀프’에서 정보를 최초 1회만 등록하면, 페이스 스캔만으로 자유롭게 매장 출입이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무인자동화 매장 ‘언커먼스토어’를 공개했다.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사용해 입장하고, 40여 대의 AI 카메라와 150여 개의 무게감지 센서가 고객 동선과 상품 이동을 추적하고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특정 부분만을 무인화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 점포들도 등장했다. 강남에 위치한 롸버트치킨에서는 치킨을 로봇이 반죽하고 튀겨준다. 기름의 뜨거운 열기 앞에서도 쉬지 않고 치킨을 튀기면서 일정 수준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로봇의 장점을 살렸다.
로봇은 중간중간 밀가루를 툭툭 털어내고 끓는 기름 속에 있는 닭고기가 서로 붙지 말라고 중간중간 튀김 망을 흔들기도 하는데, 시간당 평균 40마리를 튀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AI(인공지능) 자동화 기술의 발달로 무인점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노령인구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의 이용 불편과 함께 도난발생 등 무인화의 부작용도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이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무인 편의점에서 청소년들이 물건을 훔치다 적발되는 등 범죄의 온상지로 전락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인점포가 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편의, 무인화로 인한 인건비 절감 등의 장점이 많지만 디지털 소외와 도난 등 범죄 단속이 쉽지 않다는 맹점이 있어 보완체계를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