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출시 일정 차질”... 게임사 최대 고민, '확률형아이템' 아닌 '주 52시간 근무'

2021-03-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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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체부 장관 만난 자리서 하소연

지난해 5월 전임 장관에도 근로 유연성 언급

“기존 선택근무와 탄력근무제로는 신작 개발 일정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지난 22일 오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난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들의 호소다. 이들은 게임산업 특성상 신작 게임이나 업데이트 출시 시기를 전후로 집중적으로 근무(크런치 모드)하는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로 개발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정작 업계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규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황 장관은 “현장과 상시소통해 노동자와 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게임사 대표들은 지난해 5월 박양우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게임 개발과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며, 근무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건의한 바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19년 10월 본사를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게임업계가 직면한 문제 중의 하나로 주 52시간 근로제를 지목했다. 그는 당시 “중국은 6개월 내 새로운 프로젝트가 나오는 반면, 우리는 1년이 돼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의실에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을 비롯한 게임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게임테마파크 건립 관련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주요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출시 지연의 이유로 주 52시간제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주 52시간 근무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근무까지 겹치면서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일정은 연이어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와 ‘트릭스터M’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상반기로 출시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실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이어질 경우 정상적인 게임 개발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며 “게임 출시가 다가올수록 개발부서 간 밀도있는 협업이 필요한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면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넥슨의 강민혁 커뮤니케이션본부장도 지난해 게임산업을 결산하며, 재택근무로 인한 서비스 일정 지연을 하나의 이슈로 꼽았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 개선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문체부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 또한 근무 체제는 게임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적용되는 문제이며,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첨예해 게임업계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 문제는 법을 바꿔야 하는 사안이고, 노동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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