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살 여아의 친모로 알려진 석모씨가 여전히 자신은 아이를 낳은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임신거부증'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신거부증이란 임신을 극도로 거부하는 경우에 생기는 증상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을 말한다.
임신 거부증협회 회장인 펠리스 나바로 박사는 "임산부 500명 당 1명의 비율로 임신거부증 증상을 갖고 있고, 2500명당 1명 꼴로 출산이 임박할 때까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완전한 임신 거부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임신 증상을 느끼지 않다가 아이를 낳은 임산부들이 아이를 보고도 그게 자신의 아이일 리가 없다고 생각해 없애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임신거부증으로 인해 영아 유기 및 살해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09년 2월 부산의 한 주유소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이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아이를 죽이려 했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여성은 "애 낳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갑자기 힘을 푹 주니까 애가 나왔다. 아이 보고 놀라고 정신도 없어서 '우선 감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경남 김해에서도 숲 속에 비닐봉지에 담긴 영아가 발견됐다. 이 아이를 낳은 사람은 바로 40대 여성. 이 여성은 "내가 낳았지만 내 아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버렸다. 이 아이는 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것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다. 아이가 병원에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가 볼 생각도 없고 전혀 보고 싶지도 않다. 내 아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프랑스인 베로니크 쿠르조가 자신이 낳은 신생아 2명을 살해하고 냉동고에 보관하는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 전에 이미 영아 1명을 살해해 총 3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내가 죽였다. 하지만 아이는 아니었고, 단순히 내 신체의 일부인 무언가를 제가 죽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석씨는 구미 3살 여아의 할머니로 알려졌다가 DNA 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유전자 검사 결과에도 석씨는 자신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석씨 남편 역시 3년 전 석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출산했다는 시점의 한 달 반 전 모습인데 만삭이 아니다. 집사람은 절대로 출산하지 않았다. 몸에 열이 많아 집에서 민소매를 입고 있는데 내가 임신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며 답답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