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의한 국권 강탈이란 아픔을 겪은 '경술국치' 111년이 되는 해이다. 또 안중국 의사 순국 111주기이자 이석영 선생 형제들이 중국으로 망명한 해이기도 하다.
1910년 8월 29일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에 넘겨준다'는 한일 강제병합조약일 공포됐다. 국권을 잃었고, 일제 식민지 지배를 받게 되는 역사가 시작된 치욕스러운 해다.
111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지만 경술국치의 아픈 기억은 우리 민족에게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생채기로 남아있다.
남양주시는 오는 26일 '리멤버(REMEMBER) 1910'과 '이석영 광장' 개관식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리멤버 1910'은 이석영 광장과 함께 금곡동 홍유릉 앞에 들어섰다. 홍유릉에는 고종과 명성황후가 합장돼 있다.
시는 흉물로 방치된 채 홍유릉을 가리던 옛 예식장 건물을 철거하고, 이곳 1만4000㎡에 역사문화공원과 역사체험관을 착공했다.
역사체험관 '리멤버 1910'은 지하 2층, 지상 1층, 전체면적 3900㎡ 규모로 신축됐다.
내부에는 직접 검사와 변호사가 돼 친일파의 죄를 이해하고, 역사 의식을 바로 세울수 있는 체험공간인 역사법정이 들어섰다.
안중근 의사가 투옥됐던 중국 '뤼순(여순) 감옥'과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이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를 그대로 재현한 친일파 수감감옥도 설치됐다.
이곳에는 엎드린 채 쇠사슬이 결박돼 있는 친일파 이완용의 모습이 형상화돼 있다.
또 이석영 선생 형제와 신흥무관학교 관련한 전시·미디어 공간도 마련됐다. 민족대표 33인의 결의를 되새기는 독립의 계단도 조성됐다.
'빛을 잇는 손'이란 공간에는 이석영 선생의 6형제와 이종찬·박찬호·박세리·조수미 등 한국을 빛낸 위인들이 서로 손잡고 나가는 상징 조형물이 순차적으로 설치된다. 다목적홀과 카페 등도 조성돼 인문학 강좌와 영화감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주말마다 문화 공연도 열린다.
시는 올해 말까지 이석영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표지석과 6개의 돌이 설치됐다. 이석영 선생 6형제가 모여 앉아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상징한다.
중앙 표지석은 현재의 모습으로 제작된 것을 기념하고자 역사체험관이 들어선 옛 예식장 부지에서 나온 돌이 사용됐다. 나머지 6개 돌은 이석영 선생이 살았던 남양주 화도읍 가곡리에서 옮겨와 설치됐다.
신흥무관학교는 당시 봉오동, 청산리대첩을 이끈 독립군 간부를 배출한 항일독립 운동의 산실이 됐다.
당시 이석영 선생의 전 재산은 40만원, 현재 가치로 따지면 2조원 이상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장에는 이석영 선생이 일가족 40여명과 1910년 12월 30일 만주로 망명할 당시 건넜던 압록강 길이 925㎞를 상징하는 '925m'의 바닥분수가 조성된다. 또 '나라를 찾으러 가는길'과 '되찾은 나라로 돌아오는길'도 조성될 예정이다.
개관식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열린다. 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남양주시 공식 유튜브채널을 통해 생중계한다.
개관식에서 이석영 선생 관련 '독립 공신 6형제 이야기'와 일제 침략 만행 영상이 상영된다. 헌정공연으로 석창우 화백의 '1910년 고난의 망명길' 수목화 퍼포먼스도 열린다. 특히 역사법정에서 이완용을 피고인으로 한 가상 재판이 열리고, 친일파 감옥에 가두는 장면도 연출된다.
개관을 기념한 주말 행사로 조광한 시장의 인문학 콘서트(27일), 암살·밀정 영화상영(27~28일)이 진행된다.
조광한 시장은 "나라를 못지킨 고종과 순종의 한을 풀고, 나라를 지키려고 희생된 이석영 선생의 6형제의 애국심을 기리는 건 당연하다"며 "가치가 높고, 후손들을 위해 고귀하게 기록되고 남겨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독립의 가치를 높이고, 애국심이 우러나오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