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아태금융포럼] 마리 킴 "K-방역, 제조업 덕 있었다…인구감소 극복해야"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의 경제적 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었던 것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와 우수한 인프라, '뉴노멀'에 대한 빠른 적응 덕분이다."

마리 킴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 열린 'APFF 2021'에서 'K형 경제성장, K형 프리미엄, 중장기 경제전략'이라는 특별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킴 수석은 "미국과 중국, 한국 등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반면 유럽 지역은 회복이 더디다"면서 "경기 회복 속도를 결정하는 데는 해당 국가가 어떤 산업을 갖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빨랐는데, 성공적인 방역 외에도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 힘입은 부분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태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의 경우 한국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더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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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를 위한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점도 한국의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다. 제조업이 가능한 나라는 많지만, 재택근무가 일상화될 정도로 인터넷이 빠른 나라는 많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뉴노멀에 신속하게 적응한 것도 피해 규모를 줄였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산업이다. 올해 들어 기존 주요 수출국이 아닌 유럽을 대상으로 자동차 수출이 40%가량 늘었는데, 국내 업체들이 현지의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킴 수석은 소개했다.

다만 킴 수석은 인구 감소가 향후 한국 경제에 장기적인 도전 과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엔은 한국 인구가 2050년 들어 2020년 대비 3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IT 분야의 기술적 강점들도 경쟁 국가에 추격당할 우려가 있다고 킴 수석은 우려했다. 2008년 2.7년에 달했던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 차이도 2018년에는 0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킴 수석은 "산업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현재의 상황에서는 파이를 크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리 킴 한국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K형 경제성장, K형 프리미엄, 그리고 중장기 경제전략'이라는 특별 세션 강연에서 "인구 감소가 한국 경제의 장기적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