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1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취업자 수 감소는 외환위기 이래 최장 기간 감소했다. 3월부터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의 기저효과가 고용동향에 반영되는 가운데 정부는 백신 접종, 수출 개선으로 인한 고용 회복을 기대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47만3000명 감소한 2636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한파는 1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이다.
2월 고용률도 7년 만에 최저수준이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58.6%로, 2013년 2월 57.5% 이후 2월 기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4.8%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4년 2월 이후 2월 기준 최저치다.
산업별로는 대면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됐으나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는 보건복지업과 공공행정 일자리는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됐다. 2월에도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3만2000명, 도매 및 소매업은 -19만4000명 줄어들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9만1000명(4%) 증가했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노인 일자리에 집중되면서 연령별 취업자 수는 60세 이상에서만 21만2000명 증가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일시적으로 멈췄던 지난 1월에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1만5000명 줄어든 바 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2000명, 30대 -23만8000명, 40대 -16만6000명, 50대 -13만9000명 줄어드는 등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고용타격이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현상도 지속됐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8만2000명 증가했으나 임시근로자는 31만7000명, 일용근로자는 8만명 각각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월 15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시작이 고용동향에 반영돼 1월 대비 감소폭이 줄었다"며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등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된 가운데 보건복지업 등에서 증가하면서 감소폭을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2월 고용동향이 그나마 희망적인 이유는 1월 대비 취업자 수 감소폭을 줄였기 때문이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1월 -36만7000명에서 2월에는 -23만2000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 고용도 1월에는 89만8000명 줄어든 반면 2월에는 50만2000명 감소로 개선됐고, 임시·일용직 고용 감소폭도 79만5000명에서 39만7000명으로 회복됐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400명을 기록 중인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년 동안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감소폭이 커졌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했다. 확진자가 1000명대로 치솟았던 3차 확산으로 1월 취업자 수는 98만2000명 줄어들어 코로나19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3월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자가 감소하기 시작한 달로 이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고용동향은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한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된 모습"이라며 "방역여건 개선으로 대면서비스업 고용이 빠르게 회복한 게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백신 접종 개시, 거리두기 완화, 수출개선세 지속, 지난해 3월 고용 충격에 따른 기저 영향 등을 3월에도 고용지표는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