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치받] 안철수 “오세훈 뒤 상왕” 이준석 “安 뒤엔 女 상황제”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후보(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까지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진척이 안 되는 이유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목한 것이다.

그러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를 지칭한 것으로 읽힌다. 단일화를 앞두고 양측간 감정싸움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상왕론’은 앞서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안 후보 뒤에 박지원 대표가 있다’고 꺼내든 공세다. 보수층이 박지원 국정원장에게 갖는 부정적 정서를 환기하기 위한 것이었다.

안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후보끼리 단일화 여론조사를 빼놓고 모든 걸 다 합의를 했다. 그런데 정작 협상장에 가보니 후보끼리 합의에 대해 국민의힘 협상 대표들이 인정을 안 하시는 거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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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후보께서 저랑 합의에 대해서 신의를 지키는 분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본인 의지로만은 안 되는 것 같다. 그게 우려된다”고 했다. ‘상왕이 김종인 위원장이냐’는 질문엔 “상상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이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히려 지난 여러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안 후보를 돕던 사람들이 ‘여자 상황제’의 존재를 암시하며 떠나간 것을 잊지 말자”며 “여자 상황제의 말만 듣다가 자신 주변의 사람들이 다 떠나간 것을 알긴 하는가”라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본인의 선택으로 윤여준과 김종인 등의 전략가들에게 모욕을 주고 김한길, 정대철, 박지원 등의 정치인과 함께하기로 했으면 지금 와서 김 위원장에게 이적행위니 상왕이니 하는 말을 하지 마라”고 일침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본인이 후보이면서 당 대표이자 실세인 동시에 본인의 캠프가 선대위와 동일한 사실상의 사유화된 정당과는 다르게 우리 당은 체계가 갖춰져 있고 각자의 업무분장이 있고 영역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이 사실상 안 후보의 사당(私黨)임을 지적한 것.

안 후보의 국민의당 대표 시절 수석 최고위원을 역임했던 장진영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장도 가세했다. 장 위원장은 “안 후보가 자신을 취재한 기자들이 다들 ‘안철수가 집에만 가면 결정이 뒤집어지더라’는 걸 기억하고 ‘집에 상왕을 모시고 산다’고 입길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섣부른 상왕론 공격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데 본인은 어떨지 모를 일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