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공식 부채만 46조5500억 위안...지방정부 '숨은 부채' 우려 커져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기간 일부 지방정부에 맹목적인 인프라 투자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에 따른 부채 급증으로 일부 지방정부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단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실제 앞서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는 예산 집행과 계획을 검토하는 중 "일부 지방정부가 급격히 늘어난 '숨은 부채'와 씨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경위는 “재정수익 부족이 지방정부 운영에 미치는 영향과 연금제도 압력 증가 등 다수의 사안들을 파악했다”며 향후 대차대조표를 명확히 작성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정확한 부채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단 얘기다.
중국 정부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 부채 25조6600억 위안(약 4484조8500억원), 중앙정부 부채 20조8900억 위안을 합한 46조55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5.8%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국제 경고선인 60%에는 못 미친다.
다만 이는 공식적인 부채에 해당하며, 숨겨진 부채는 이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국영기업이나 민간 영역 부채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SMCP는 최근 재정난에 직면한 후난성이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았단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의 가파른 증가세는 중국 경제에 '회색 코뿔소(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기)' 그림자가 짙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후난성은 수십년간 이뤄진 산업, 인프라, 부동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부채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달 세계은행을 통해 2억 달러(약 23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지방정부 부채 및 재정 정보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전망
중국 부채 리스크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부양책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설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8%)보다 낮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도 지난해 3.6%에서 올해 3.2%로 낮춰 잡았다. 재정부양 규모를 줄인다는 의미다. 통화정책도 긴축 선회는 아니나 중립에 가깝다.
인프라 시설 투자에 주로 쓰이는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도 지난해 3조7500억 위안에서 올해 3조6500억 위안으로 줄였다. 지난해에는 경기 부양 목적으로 1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했는데 올해는 특별 국채를 따로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부채 리스크 축소를 위한 대책도 이번 양회에서 논의됐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지방정부 부채와 재정 데이터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국가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일부 지역의 재정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현지 채권 발행 할당량을 신중히 분배하고 기존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샤오징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은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 국영기업, 금융기업에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부채 의존형 성장 모델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