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순익 가뭄] ③올해 전망 ‘먹구름’…“상환유예 한계, 부실 드러날 것”

2021-03-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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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지속에 은행권 비우호적 환경"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은행권 수수료 순익 감소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가 곧 이익"이라는 공식은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겪으며 일찌감치 깨졌고, 코로나19 여파 속에 은행이 취급하는 투자상품 관련 순익이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9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 보다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만료 후 자영업자와 기업의 한계 차주, 채무상환능력 저하, 긴급재난지원금·고용안정지원금 축소로 가계건전성 악화 등 각종 위험요인이 산재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환매 중단 피해를 유발한 라임·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은행장들이 잇따라 중징계 위기에 처하면서 은행을 경유하는 투자상품에 대한 불신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은행권의 비우호적 환경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올해 은행 산업을 전망하며 "은행권 당기순익은 대손비용 시나리오에 따라 12조5000억원~9조3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건전성이 매우 악화되는 심각 수준의 시나리오에서는 대손전입액이 1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런 사정에 따라 연구원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 시 지나치게 영업을 위축하는 것보다 양질의 자산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초저금리 기조에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은행들은 가계금융 관련 초개인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기업금융에서는 단순 판매 위주의 영업구조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의 '버블'을 경계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기업과 자영업·소상공인들이 은행에서 빌린 대출원금의 대규모 상환유예 조치가 한계에 달해 숨어 있던 부실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시기가 임박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한계 차주에게 한시적인 채무 상환기간을 유예하고 있지만 이런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 자산건전성 지표의 왜곡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은행의 전체 순익은 물론 수수료 순익은 당분간 감소세가 이어지거나 정체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종료, 부도기업 증가, 한계 차주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이 예상된다"며 "이를 고려할 때 올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은 지난해 보다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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