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을 지속하기 위해 기업가정신 교육을 확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9일 중소기업연구원의 ‘COVID-19 전후 한국 벤처붐의 평가와 미래과제’ 세미나에 참석, ‘혁신시스템 관점에서의 제2벤처붐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가정신 교육 대상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으로, 기업가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부족하다”며 “일반인 대상 기업가정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R&D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기업-대학-연구소 간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대학원 활성화를 통해 연구인력의 질을 향상해야 한다”며 “해외 인재의 국내 유입 활성화와 글로벌 투자사 유치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 글로벌 연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교수는 제2벤처붐의 긍정적인 성과가 적잖다고 평가했다.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벤처천억기업은 2004년 68개에서 2019년 617개로 9배 늘었고, 매출도 같은 기간 13조4000억원에서 139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예비유니콘기업 수도 2017년 115개에서 지난해 320개로 늘었다. 유니콘기업 역시 2017년 3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3개로 급증해 세계 6위 수준이다. 2010년까지 전무했던 코스피 시총 20위권 벤처기업은 지난해 4개로 늘었다.
그는 이러한 성과 요인 중 하나가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신지식 창출을 위한 투자 증가에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총 연구개발비는 2011년 49조8904억원에서 2019년 89조47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정부·공공 부담 비중은 26%에서 21.4%로 낮아졌다. 민간의 R&D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존 거대 벤처기업에서 스핀오프된 인력 등이 또 다른 벤처기업을 창업한 ‘숙련인력 중심의 다변화’도 긍정적으로 봤다.
김 교수는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디지털기술이 확산하면서 신산업 출현이 가속화됐다”며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변혁과 비대면경제, 바이오·의료 분야의 약진도 벤처생태계 활력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어 모태펀드 조성 등 민간·시장 중심으로 제도정비가 이뤄지고, 성장주기별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 초기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 정책금융 연대보증 폐지, 기술금융 확대 등 혁신시스템 인프라가 구축된 점이 제2벤처붐을 확산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