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몸값 5조… "거품" vs "적정" 팽팽

2021-03-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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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이베이코리아 매각가 5조원을 두고 적절한지, 아닌지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파는 쪽에서는 '쿠팡 효과'까지 등에 업고 높은 값을 부르기 좋은 환경이 됐다. 반대로 사는 쪽이라면 자체 물류센터를 가진 쿠팡과 달리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인 전통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를 그만큼 쳐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존보다도 기업가치 부풀려져"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매각가 예상치는 현재 4조~5조원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몸값이 세계 최대 이커머스업체인 미국 아마존보다도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가 2020년 거둔 매출 1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주가매출비율(PSR)을 구하면 3.6~3.8배에 달한다"며 "아마존이 5년 동안 평균 3.6배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있는 가격"이라고 했다.

PSR은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값이다. 적자를 내더라도 매출을 빠르게 늘리는 성장주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높을수록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즉, 이베이코리아 가치평가가 아마존이 지난 5년간 인정받은 기업가치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심지어 그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산정됐다고 본 것이다. 실제 매각가가 이베이코리아 희망가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평가를 지적하는 근거는 더 있다. 경쟁사인 쿠팡과 네이버쇼핑은 저마다 대규모 물류센터와 포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이베이코리아에 투자할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어떤 기업이 인수하더라도 이베이코리아가 가진 단점을 극복하려면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매수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부담뿐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재편에 따른 불확실성도 떠안아야 한다"고 했다.
 
◆"16년 연속 흑자·큰 성장 잠재력 매력"

물론, 이베이코리아를 5조원에 사더라도 제값을 할 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적자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경쟁사와 달리 이베이코리아는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왔다. 이처럼 안정적인 수익성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시장이 비대면으로 재편되면서 이베이코리아 역시 다시 한 번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20년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1년 만에 38%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8%가량 증가해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물론 매출 면에서는 10조원대가 넘는 쿠팡과 차이가 크다. 그렇더라도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업체 가운데 유일한 흑자 회사로 2005년 이래 줄곧 이익을 내고 있다.

더욱이 이커머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거래액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후한 점수를 매길 수도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대규모 투자 없이도 쿠팡과 똑같은 20조원대(지난해 기준)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55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쿠팡과 함께 이베이코리아도 재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이베이코리아는 효율적인 인력경영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임직원 수는 877명으로 로켓배송 인력을 포함한 쿠팡(4만8000여명)에 비하면 40분의 1밖에 안 된다. 자체적인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11번가(1085명),나 위메프(1673명)와 비교해도 인원이 적어 1인당 생산성도 그만큼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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