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3대 신평사 ESG 평가 기준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프로젝트의 적합성 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관적인 개념을 객관화했다는 한계가 있고 평가 기관마다 세부 기준도 제각각이라는 문제가 드러났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은 각각 내부적으로 ESG채권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등급 책정 작업을 시작했다.
신평사마다 등급 체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등급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나 평가 요소는 대동소이하다. 평가기준은 크게 △프로젝트의 적합성 △전체 자금 중 ESG 투입 비중 △프로젝트 선정의 적정성으로 나뉜다.
프로젝트의 적합성은 해당 프로젝트가 ESG 특성에 맞는지를 보는 것이다. 환경·사회적 영향을 확인하고 자금 투입 비중이 높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아울러 프로젝트를 선정하기 위한 의견 통일이나 내부적인 통제 시스템이 잘 살아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한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 고려해 신평사들은 ESG 채권 종류에 1~5의 숫자를 붙이는 식으로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 녹색채권은 매우 우수하면 그린1, 취약한 상태면 그린5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대략적인 개요만 나와 있고, 세부사항은 정해져있지 않다는 데 있다. 한 사회적 책임 재단 관계자는 “ESG 평가 기관별로 대략적인 기준은 마련돼 있지만 세부적인 기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며 “그렇다보니 동일한 기업이 같은 채권으로도 신평사나 기관별로 점수가 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평사들의 ESG채권 평가에서 모든 채권이 1등급을 부여받았다. 한신평은 10개 모두에 1등급을 부여했고, 나이스신평 2개, 한기평 2개 등이다.
금융위원회 등 공식적인 기관에서 세부적인 지표를 제시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SG가 시장 초기인 만큼 기준이 될 만한 척도가 없어서 평가기관도 난감할 것”이라며 “주관적인 개념을 객관화하기가 어려워 금융당국 등에서 공식적인 지표를 제시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