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 경기판단 지표로 흔히 쓰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미래 경기흐름을 부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 전망은 긍정과 부정 양측으로 팽팽히 갈렸다.
ETF 시장 역시 흐름이 좋지 않다. KODEX 구리 선물은 전날보다 3.71% 떨어졌고, TIGER 구리 실물은 최근 구리 가격 조정을 반영, 5.51% 하락률을 보였다. TIGER 구리 실물은 바로 전날만 해도 4.69% 상승률을 나타낸 바 있다.
반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 가격은 크게 뛰었다. 신한 인버스 구리 선물 ETN은 전날보다 3.38% 상승했고 이른바 '곱버스(곱하기와 인버스의 합성어)' 상품인 신한 인버스 2X 구리 선물 ETN과 삼성 인버스 2X 구리 선물 ETN은 각각 7.34%, 7.37% 올랐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백신 보급이나 면역화가 지연되고 있는 점, 경기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은 점 등이 마이너스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극복 기대감 선반영, 국채금리 인상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곧 잡힐 거라는 기대감, 풍부한 유동성 등이 선반영됐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국채금리 인상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인버스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현재 경기부양은 세금인상보다는 채권발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채권 발행량이 늘면서 국채금리가 오른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t당 9000달러대로 올랐던 구리 값은 상승을 지속하다 25일 9614.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26일 9172.5달러로 소폭 떨어졌다 지난 1일 9198달러로 반등했다.
투자심리가 구리 값 상승, 나아가 경기회복 가능성을 작게 보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한창이지만 경기가 100% 회복하려면 기대보다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변종(바이러스) 등의 등장으로 코로나19 극복이 생각보다 늦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김소현 연구원은 "중국의 (구리)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든가, 달러가 강세로 전환한다든가, 주요국 그린뉴딜 관련 재정정책이 지연된다든가 하는 이슈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상승세를 꺾을 것으로 전망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