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와 과당 경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솔루션 개발과 빅데이터 자문 등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이들 신사업이 인슈어테크 등 향후 주요 먹거리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과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이 최근 빅데이터와 솔루션 개발, 경영 자문 등 부수업무 인가를 신청하고 있다.
KB손보·삼성·교보·한화생명·오렌지라이프 등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자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과 데이터셋 판매를 골자로 한 부수업무를 신청했다. 이들 보험사는 회사가 보유한 고객 신용정보와 외부 데이터를 비식별정보 형태로 결합한 뒤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업권별 상권분석과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자문 서비스와 관련한 데이터 제공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보험사도 국내 빅데이터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알지에이 리인슈어런스 컴퍼니 한국지점은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빅데이터와 핀테크를 활용한 솔루션 개발 자문' 관련 부수업무 인가를 획득했다. 보험사들이 각종 빅데이터와 경영자문 등 부수업무를 신청한 것은 처음이다.
리인슈어런스 컴퍼니 한국지점이 획득한 부수업무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핀테크와 인슈어테크 관련 솔루션을 개발할 때 활용할 데이터를 구분해 업체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실제 빅데이터를 업무 전반에 활용하기로 한 보험사도 나오고 있다. NH농협생명·NH농협손해보험은 최근 AI·빅데이터 전문 기업인 애자일소다와 'AI·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상호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농협생명·농협손보가 공동으로 추진했으며 농협 보험업 전반에 AI·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접목시켜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는 △보험 청구서류 자동 분류 △보험금 영수증, 진단서 등 이미지 인식·데이터 추출 'AI OCR(Optical Character Reader·광학식 문자판독장치)' △AI·빅데이터 기술 적용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연구개발 등이 있다.
농협생명·농협손보·애자일소다는 미래의 핵심 경쟁력인 AI기술을 쉽고 빠르게 도입하고 내재화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코리안리는 최근 해외 자회사에 대한 경영 자문을 부수업무로 획득했다. 코리안리는 경영 자문업 획득을 활용해 영국 로이즈 현지법인과 말레이시아 라부안지점, 두바이지점, 스위스 현지법인, 중국 상하이지점, 콜롬비아 보고타주재사무소 등 6개 해외 지점과 사무소를 설립했다. 코리안리는 이어 내년 9월을 목표로 미국 현지 재보험 중개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와 업황 악화 등으로 보험사들이 자체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한 부수업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최근 들어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한 수요가 많은 만큼, 앞으로 관련 신사업에 진출하는 보험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