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령화의 물결 속에서 나타나는 연금제도의 변화는 사회적으로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에는 미미한 변화라고 하더라도 은퇴 후 30~40년 동안의 노후생활을 생각하면 결코 만만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금제도들의 변화가 있을 때는 이를 잘 살펴보고, 그에 맞춰 내 노후 플랜의 변화 여부도 같이 점검하고 적절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부터는 주택연금 가입 시 대상주택의 가격기준 상한선을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으로 완화하는 법안이 2020년 12월에 개정되면서 가입대상이 확대됐다.
서울은 이미 2020년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을 넘나드는 만큼, 주택 1채를 소유한 은퇴생활자 중 상당수는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2020년 기준으로 공시가격이 시가에 비해 20~30% 저렴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대략 시가 12억원대의 아파트까지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시가가 9억원을 초과하더라도 연금지급액 산정의 주택가치 상한선은 9억원 기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그동안 시가 기준으로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지를 먼저 살펴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국민연금 추가납부 가능기간은 축소됐다. 올해부터는 추가납부 가능 기간이 최장 10년으로 제한된다. 연금수령을 위한 의무가입기간을 채우는 이상의 혜택을 막으려는 조치다. 만약 지난해 추납제도를 활용하지 못해서 예상 연금수령액이 다소 모자란다면, 아쉽지만 의무가입연령인 60세 이후에도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최대한 납부기간을 늘리는 것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노후 플랜을 꼼꼼히 준비하고 있는 예비은퇴자라면 올해부터 보기 편하게 바뀌는 퇴직연금 운용보고서를 활용하자.
퇴직연금은 노후 재정 자립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제도이지만 정작 가입자들은 퇴직 이전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적다. 그뿐만 아니라 DC(확정기여형), IRP(개인퇴직계좌)의 운용수익률이나 수수료는 향후 연금수령액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가입자들은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올해부터는 개편된 퇴직연금 운용보고서가 제공될 예정이다. 우선 가입자가 운용성과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첫 페이지에 표준요약서를 신설하고 납입원금 대비 수익률이 기재된다. 또한 수령인이 직접 부담한 자산 및 운용관리 수수료 총액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덧붙여 예상되는 연금수령액도 같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DC, IRP 등에 가입한 이들은 현재 관리기관의 수익과 수수료 비용을 잘 따져볼 수 있게 되고 서비스 불만족 시 다른 금융기관 계좌로 옮겨갈 수 있도록 편의성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연금수령액이 제시될 경우, 막상 어렵게 느껴졌던 은퇴설계나 연금플랜을 직접 짜 보는 것도 손쉬워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부터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이혼·사별 때문에 기존 주택을 다운사이징하고 작은 주거용 오피스텔을 매입해 거주하는 은퇴생활자들도 주택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부 전세를 준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도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지는 동시에 주택연금전용계좌제도가 신설되고 압류방지도 명문화될 예정이다.
더불어 공무원연금의 경우 재정안정화 이슈로 2015년 이후 5년간 동결됐던 월 수급액이 올해부터 전년도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따라 인상될 예정이다. 연금공단에서 고시한 2021년도 수급액 인상률은 0.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