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티몬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 대해 "매우 가능성이 낮은 판단"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쿠팡이 미국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한국 온라인 유통 시장의 '절대적인' 사업자로 인정 받았기 때문이고, 11번가나 티몬 같은 경쟁 업체들의 도태를 전망해 이렇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실제 아직 티몬은 지난해 실적이 나오지 않아 비교할 수 없지만, 11번가와 위메프 같은 다른 경쟁 업체와 쿠팡 실적을 비교해도 이런 차이를 엿볼 수 있다. 각각 회사가 내놓은 실적을 보면 지난해 쿠팡 매출은 13조3000억원으로 90% 가까이 늘었지만, 11번가 매출은 5356억원으로 3%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위메프 매출은 역성장(-17%)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61조1234억원(통계청 집계 기준)으로 19% 넘게 늘어난 것은 물론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11번가와 위메프는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거의 누리지 못한 셈이다.
박종대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거리가 소비자를 묶어놓을 수 있는 록인(Lock-in) 장치가 될 수 있어 대형마트 시장이 커지는 시기, 롯데마트와 이마트 실적과 기업가치가 같이 올라갈 수 있지만, 온라인은 유통시장이 커지더라도 한 회사로 집중되는 성향이 훨씬 강하다"며 "(쿠팡의 기업가치와 티몬의 재평가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했다.
티몬과 달리 쓱(SSG)닷컴에 대해 증권가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것도 다른 차별화한 사업 행태와 타깃을 가지고 있어서다.
박 연구원은 "쓱닷컴 실적이 같이 크게 증가한 것은 서로 지향하는 바와 타깃 시장이 다르고, 각각 다른 형태로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쿠팡은 직매입·배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유통 시장 실질적 1위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고, 쓱닷컴은 식품 온라인 시장 포털 사이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1번가와 G마켓, 티몬은 오픈마켓으로 쿠팡·네이버쇼핑 수요와 100% 겹친다"며 "쿠팡의 물류센터 투자가 확대되면 이들의 입지는 더욱 빠르게 악화될 수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쓱닷컴의 경우 쿠팡 미국 뉴욕 증시 상장 공식화 이후 증권가에서는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보고서가 줄을 이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쓱닷컴 시장 점유율(M/S) 확대가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쿠팡의 IPO 과정에서 쓱닷컴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언론에서 거론되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단순 대입하면 쓱닷컴의 기업가치는 6~10조원 수준으로 재평가 가능하다"고 했다.
티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3050억원 규모 상장 전 지분 투자 유치를 최근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이 증자에는 국내 기관 투자자와 외자 유치로 구성된 PSA 컨소시엄이 2550억원을 출자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