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 문화] 겨울과 봄 사이...새 시즌 새 작품으로 기지개 켜는 문화계

2021-0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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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2021 세종시즌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기획 프로그램 등 운영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에게 2020년은 참으로 모질고, 혹독했다. 전대미문의 역병에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 산업군이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여행과 문화, 영화계는 바닥까지 고꾸라졌다. 거미줄에 걸려 헤어나오지 못하는 작은 벌레처럼, 업계는 감염병 위기 속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 채 1년 넘는 시간을 몸부림치고 있다.

여전히 힘든 나날이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절망 속에서 ‘희망’이 꿈틀대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공연장과 영화관을 찾는 이가 점차 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보급 소식에 방역 안전국가 간 여행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트래블버블도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행사들이 내놓은 해외여행 상품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편집자 주>


"세종문화회관은 되도록 공연을 최대한 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관객 한 분 한 분이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예술가가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취소되는 공연이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2일 한 해 연간 기획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2021 세종시즌'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말에서 '극장장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기·승·전·코로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힘겨운 2020년 한 해였다. 전대미문의 코로나로 공연장은 문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해야 했다.

기자간담회는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공연될 56편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새로운 시즌, 새로운 시작에 대한 염원은 김 사장의 의상에도 잘 드러났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의상인 녹색 상의는 봄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2021년 세종시즌'의 주제는 '만나요'다. 김 사장은 "코로나로 힘들지만 언제 어디서나 예술이 관객을 만나야 한다는 마음을 주제인 '만나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문화·예술계는 2020년 코로나와 치열하게 싸웠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26회의 방역을 하고, 모바일 티켓과 무인 검표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코로나 확산 방지에 힘썼다. 지난해 22만8000명이 세종문화회관에서 605회의 공연을 관람했지만, 공연장 내 코로나 재확산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대중들 역시 성숙한 관람 문화로 코로나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찾은 뮤지컬 공연장에서 관객들은 비말 감염 우려가 있는 환호성을 일절 지르지 않았다. 단 1명도 이를 어기지 않았다. 배우들은 환호성보다 더욱 뜨거운 관객들의 박수에 혼신을 다한 연기로 보답했다.

공연 제작 관계자들은 새로운 작품으로 보답하기 위해 이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환상적인 '팀 버튼 월드'를 무대에 구현한 브로드웨이 화제작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6월 16일부터 8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

1988년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비틀쥬스'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비틀쥬스'는 기상천외하고 발칙한 무대적 상상력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포미니츠’ [사진=정동극장 제공]


오는 4월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는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독일 영화 ‘포미니츠’(2006년)를 원작으로 한 창작 초연작이다.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두 번째로 기획해 선보이는 뮤지컬 작품으로 작가 강남이 각색을 맡았으며, 작곡 맹성연, 연출 박소영, 음악감독 박재현이 참여했다.

뮤지컬 '포미니츠'는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인 두 여성의 이야기이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이지만, 살인수로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 폰뢰벤'과 2차 세계대전 이후 60년간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가 피아노를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내용을 극적으로 다룬다.

극 중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 '제니'가 대회에 참가해 보여주는 마지막 4분의 연주가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겨울과 봄 사이에 서 있는 문화·예술계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희망찬 2021년을 향한 힘찬 기지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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