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이 전년보다 20% 급증했다. 당국이 하반기 들어 은행 대출을 본격적으로 조이자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린 영향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 금리가 평균 연 17%에 달해 고금리 차주에 대한 부실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19.4% 급증한 77조6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대출은 신협(11.0%), 상호금융(9.7%), 새마을금고(13.7%) 등 다른 2금융권과 비교해 유독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 대출은 '저축은행 사태' 여파로 2011~2013년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후, 2016년(22.1%)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후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2019년 10.0%로 증가폭이 둔화했다.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이 다시 급증한 것은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렸고, 저축은행들이 이 틈을 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를 위한 은행 신용대출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늘어나자 당국은 은행 대출을 조이기 시작했고, 은행들은 금리 인상·한도 축소 등으로 대응했다.
저축은행 대출 증가폭이 크게 확대하면서 대출자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월별 신용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7%에 달한다. 12월만 놓고 보면 저축은행 대출금리(16.72%)는 신협(3.74%), 새마을금고(3.98%)보다 4.5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