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부동산 정책 발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를 보였던 건설주가 대책 발표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데 따른 부담에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면서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건설주 종목의 주가는 2·4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후 잠시 횡보세를 보이던 이들 종목의 주가는 2·4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다. 현대건설의 주가는 대책 발표 당일에만 3.79% 하락했고 GS건설(-4.77%), 대우건설(-5.06%), HDC현대산업개발(-4.68%)의 주가도 모두 급락했다.
15일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상승 마감했으나 대책 발표 이후 각각 4.68%, 6.45% 하락한 상황이다. GS건설의 주가 역시 5.35% 떨어졌고 대우건설 주가는 5.21% 빠졌다.
시장에서는 건설주 주가가 대책 발표 후 오히려 약세로 돌아선 배경으로 대책 발표 전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과 대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꼽고 있다. 특히 2·4 부동산 대책이 오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 가구를 포함해 총 83만 가구의 주택 공급 방안을 담고 있지만 대부분 공공 주도로 진행된다는 점이 이들 종목의 주가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주 주가 하락에 대해 "공공 주도의 공급 대책에 대한 실효성 등 부정적 시각과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 요인이 반영됐다"며 "공급 확대라는 정부 정책 기조 변화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공공 주도 정책 실효성과 연계된 부지 확보 이후 실질적인 공급까지의 시차 및 현실화 여부 등을 감안한다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 물량 확대와 정부의 추가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건설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김현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대책의 실효성 측면에서 일부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전환된 상황에서 첫 대책의 부족한 점은 향후 추가적인 발표를 통해 보완될 여지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시행 정비 사업을 제외한 방안들은 세부안이 발표되면 충분히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이번 계획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다소 지연돼도 건설사들은 최근 2년간 올해 분양 확대를 통해 수년간 증익 구간에 돌입했기 때문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보다 중견 건설사와 건자재 업체가 이번 대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의 분양시점 점유율이 확대되는 구간인 만큼 개별 수주 및 분양 현황을 살펴가며 접근할 필요가 있겠지만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공택지를 통한 주택 공급은 중견 건설사에 보다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